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이튿날인 14일 "선거 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최고위원과 황진하 사무총장도 동반 사퇴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오만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고 당력을 결집하지 못해 국민을 실망시켰다"면서 "국민이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하셨다. 정치는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민과 어렵고 힘든 계층 위해서 한없이 낮은 자세로 따뜻한 보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어 "집권 여당으로서 안보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박근혜 정부 마지막 임기까지 국정 운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말했다.
김 대표에 이어 김태호 최고위원도 사퇴 의사를 표했다. 김 최고위원은 "2004년도 탄핵 정국 이후 천막 당사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면서 "저도 가지고 있는 모든 직에서 물러나겠다.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총선에 불출마했다.
전날 경기 파주을 선거에서 패한 황진하 사무총장은 "저도 모든 짐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총장으로서 "새누리당의 살림을 맡았고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국민 염원에 부응하지 못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로써 9명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최고위원 중 3명이 사퇴 선언을 한 것이 됐다. 이날 오전 회의에는 친박계 지도부이자 이번 총선에 출마했던 서청원·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과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의 후 "전체 최고위원회의를 이날 오후나 내일 오전에 소집할 것"이라면서 향후 대책은 그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작년 7월 전당대회에서 구성된 지도부가 붕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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