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벨트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강남3구(송파, 강남, 서초) 8곳 중 3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 4년 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이곳 8곳 중 7곳을 싹쓸이한 바 있다. 강남을 전현희 후보, 송파병 남인순 후보, 그리고 송파을 최명길 후보가 이번에는 여당 텃밭에 깃발을 꽂았다.
특히 강남을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는 14일 새벽 12시30분께 이 지역 현역의원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43.8%)를 8.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거운동 기간 중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늘 김종훈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전 후보가 김 후보를 이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강남구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4대 총선 이후 처음이다. 전 후보는 이날 "강남을 지역구민들 성원에 감사한다"며 "엄마의 마음으로 사교육비 절감 공약 등을 꼭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 후보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치과의사를 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최초의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다.
전통 여당 강세 지역 송파을에서도 더민주당 깃발
송파을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잠실1·2·3·7동과 석촌동, 삼전동, 가락1동, 문정2동이 포함된 송파을은 전통적인 여당 강세 지역이다.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후보는 44%로 무소속 김영순 후보(39.5%)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가 46%를 기록, 당시 유일호 후보(49.9%)에게 3919표 차로 석패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이곳 후보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야당 성향인 국민의당에서도 후보를 내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쉽지 않은 지역으로 손꼽혔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 이래협 후보는 14.9%의 지지율을 얻었다.
최명길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당선 소감으로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뜻깊은 날이자 새누리당의 철옹성 강남 3구 송파에서 20년 만에 시민혁명의 새 역사가 시작된 역사적인 날”이라며 “특히 이번 총선의 승리는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주권 회복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되찾은 국민 모두의 승리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삼둥이' 할머니 김을동도 낙선
송파병도 마찬가지다. '삼둥이 아빠' 송일국의 어머니인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후보에게 패배했다.
남인순 후보는 새벽 3시께 44.8%로 김을동 후보(39.7%)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했다. 야당 성향인 국민의당 차성환 후보가 15.5%를 받은 가운데 이룬 성과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는 39.7%를 획득해 남인순 후보(44.7%)에 5%포인트 차로 뒤졌다. 차성환 국민의당 후보는 15.6%로 나타났다.
앞서 여론조사에서는 김을동 후보와 남인순 후보는 접전 양상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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