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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절반의 승리…문재인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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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더민주, 절반의 승리…문재인의 운명은?

수도권 압승했지만, 호남 참패…정당 득표율 국민의당에 뒤져

많은 이들의 예측이 빗나갔다. 결과는 새누리당의 패배, 야권의 승리였다. 야권 분열에도 불구하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나란히 선전했다. 유권자는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심판'을 택했다.

대선이 불과 1년 8개월 남은 상황에서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국회는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재편됐다.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라는 '황금 티켓'을 쥐었다.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가장 주목받는 것은 새누리당의 패배다. 야권 분열에 의한 어부지리를 얻지 못한 데다, 공천 파동으로 전통적 보수 지지층, 그리고 영남 지지층을 실망시켰다.

둘째,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선전이다. '3자 구도에서는 더민주가 가장 불리하다'는 예상을 뒤엎었다. 부산과 대구에서도 선전했다.

셋째, 호남에서 국민의당의 대승이다. 안철수 대표는 교섭단체를 꾸리고 국회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그리고 '호남이 인정한 대권 주자'로 우뚝 섰다.

야권은 '호남대 비호남'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연합 여부가 대선의 향배를 결정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간 내홍이 예상된다. 당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강력한 인물이 필요하지만, 친박은 자체 인물을 키워본 적이 없고, 비박은 친박의 지원 없이 무용지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레임덕'에 돌입한다.

이제 '대선 삼국지'가 막을 올렸다. <프레시안>은 각 당의 상황을 중심으로 향후 정국을 전망해 봤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수도권에서 압승해 새누리당 과반을 막아냈지만, 호남에서는 참패하면서부터다. 문재인 전 대표는 간신히 대권 주자의 자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7석 이상을 사퇴 기준으로 내세웠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당에 남을 전망이다.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지역구 110석, 비례대표 13석)을 차지했다. 특히 수도권 122석 가운데 무려 82석(서울 35곳, 경기 40곳, 인천 7곳)을 얻어냈다. 격전지로 꼽혔던 수원에서는 5곳 모두 전승했다.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강남을에서 전현희 후보가 당선된 것도 예상 외의 선전이다. 야권 분열 속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수도권에서 오히려 19대 국회 때(민주통합당 65석)보다 의석을 더 얻어냈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 상황실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정장선 총선기획단장과 함께 당선 확정된 광명을 이언주 후보의 사진 옆에 당선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수도권 총선 결과에 대해 한 당직자는 "수도권에 사는 호남 유권자와 야당 지지자들이 결집했다. 새누리당에 과반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심판론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유권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영남 지역에서 9석을 얻어낸 것도 성과다. 먼저 대구에서는 김부겸 후보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선되면서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했다. 경남 김해갑과 을, 양산을에서는 현역 의원인 민홍철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후보, 서형수 후보가 나란히 당선됐다. 부산에서도 김영춘(진갑), 전재수(북강서갑), 박재호(남을), 최인호(사하갑) 후보 등 5명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 지원 유세에 힘을 쏟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압승했지만, 호남 참패…비례 득표율 국민의당에 뒤져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미세하게나마 국민의당에 밀린 것은 치부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새누리당과 더민주 일부 정당 투표가 국민의당으로 갔다. 비례대표에서 나타난 표심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대한 경고다. (새누리당 과반을 원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우리 당이 좋아서 (더민주) 지역구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호남 표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이었던 호남의 전체 28석 가운데 3석(광주 0석, 전남 1석, 전북 2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했다. 호남 민심을 돌려 세우려던 문재인 전 대표로서는 큰 타격을 입었다. 호남에서만 23석을 싹쓸이하면서 제3당 입지를 굳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도 대조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은퇴하고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호남 28석 가운데 몇 석을 잃어야 패배라는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호남 패배'를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이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주목되는 이유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에 남을 전망이다. 김종인 대표는 당이 107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고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지만, 당이 107석을 넘김으로써 '리더십 진공 상태'라는 상황은 피했다. 총선 이후 김종인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종료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후속 당 대표에게 당권을 이양할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 상황실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문재인-김종인 불안한 동거?

문재인 전 대표가 대권 가도를 다져갈 경우,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옛 주류 측은 김종인 대표와 한동안 불안한 동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파동'으로 김종인 대표의 거취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김종인 대표가 대선까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옹호한 바 있다.

김종인 대표는 여러 차례 '킹 메이커'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총선을 이틀 앞두고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잠재적 대권 주자"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문재인 전 대표를 꼽은 바 있다.

하지만 둘 사이에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종인 대표는 13일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이 광주 전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려면 한참 시간이 걸리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정세균·김부겸, 당권 도전 가능성도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 권력 재편 방향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당권'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공언한 만큼, 김부겸 당선자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세균 당선자(서울 종로)를 비롯해 호남 지역에서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

만약 김부겸 당선자와 정세균 당선자가 당권을 두고 경쟁한다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붙었던 2015년 2.8 전당대회에 이어 영남 대 호남 출신 당 대표 선거 매치가 다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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