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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새 '호남 맹주'…'안길동' 확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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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새 '호남 맹주'…'안길동' 확장성은?

호남 28석중 23석 석권, 비례대표에서 더민주 앞서

38석. 제3당인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받아든 성적표다. 총선 이전,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까지 끌어모아 교섭 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간신히 채웠던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을 거치며 약진, 제3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선거를 지휘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당 내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며 차기 대선까지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국민의당은 13일 치러진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 25명을 배출했다.특히 호남은 독점하다시피 했다. 국민의당은 광주 8석 전부, 전남 10석 중 8석, 전북 10석 중 7석 곳에서 승리했다. 호남 28곳 중 23곳을 싹쓸이한 셈이다.

'호남 석권'의 의미는 크다. 호남은 제1야당의 근거지였다. '스윙 보트' 지역인 수도권에 여당에 유리한 바람이 불어 참패해도, 제1야당은 호남을 근거로 버텨왔다. 그러나 이제 호남은 더 이상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 아니게 됐다. '호남의 선택'은 단지 총선에서의 지역별 의석 분포의 문제가 아니다. 차기 대선 구도와도 이어지는 정치적 폭발력을 가진다.

호남 23석에 호남 외 지역에서 2석을 얻은 국민의당은, 비례대표(13석)까지 합하면 38석의 의석을 차기 국회에서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38석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시 김종필 총재가 이끈 자유민주연합이 50석을 얻었던 이후, 원내 3당이 얻었던 최다 의석이다. 16대 총선부터는 자민련,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이 원내 3당 자리를 차지해 왔지만, 의석 수는 대부분 10석대에 그쳤다. 단독으로 원내 교섭 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제3당이 20년 만에 등장한 것이다.

비례대표 의석 수도 의미가 있다. 국민의당의 비례 의석 13석은 더민주의 13석과 같고, 심지어 투표 득표율에서 앞섰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민주 후보에게 투표한 야권 지지자들이,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국민의당에 표를 던지는 '교차 투표'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수도권에서의 참패다.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 6명을 포함해 수도권 122곳 중 102곳에 후보를 냈지만 생환한 이는 2명에 불과했다. 호남과 수도권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배출된 지역구 당선자는 전무하다.

제3당으로서의 국민의당도, 대선 주자로서의 안철수 대표도 호남의 선택을 받았으나, 역으로 호남에 갇힌 형국이라는 평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더민주를 누름으로써 전국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어느 정도 보이기는 했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각각 다른 당을 지지하는 '교차 투표' 심리가 작용했다는 점, 당장 원내에서 호남 외의 다른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점은 자칫 국민의당에 '호남 당'의 이미지를 덧씌울 위험이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신생 정당으로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소선거구제라는 한계, 그리고 신생 정당으로서 지역의 조직이 부족했던 점 때문에 당선자를 많이 못 내서 지역구 후보 당선자가 너무 적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호남 민심은 이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이른바 '친노' 집단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한 지 오래다. 그 부분은 이제 회복하기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더민주를 공격하면서도 "수도권 선거에서 기대한 것보다 (결과가) 실망스럽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것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며 "우려했던 바와 같은 '야권 분열에 따른 야권의 패배'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국민의당이 기존 야권의 표를 갈라 가졌다기보다는, 어쩌면 오히려 기존의 여권 표를 상당히 많이 가져온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말하자면 2012년에 4월 총선과 그해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른바 '합리적 보수' 유권자가 상당히 이탈해서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사안별로 당론을 정할 것"이라면서도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오만과 독선으로 했던 일에 대해서는 아마도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할 경우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스스로 '안길동'을 자칭하며 자당 후보들에 대한 동시다발적 지원 유세를 펼쳤던 안 대표는 국민의당 내에서 경쟁자가 없는 잠재적 대선 후보의 지위를 안정적으로 누릴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교체 요구를 받던 현역 의원들을 대거 당선시킨 것도 대선 주자로서의 안 대표가 가지는 힘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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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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