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가까이 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의 구상권 청구에 반대에 해군기지 앞에 비상마을회관천막을 설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0일 오후 7시30분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긴급임시총회를 연 강정마을회는 해군의 구상권청구 대응의 건을 상정해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마을 주민 약 1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가까이 의견을 주고 받은 주민들은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고 판단, 해군기지 정문 앞에 비상천막을 설치해 해군의 구상권 청구 철회 투쟁을 벌이기로 의결했다.
주민들은 해군이 구상권 청구를 철회할 때까지 비상천막을 임시 강정마을회관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임시총회가 끝나고, 강정마을 주민들 수십명이 천막을 설치했고, 이날 오후 10시50분 현재 경찰과 대치 중이다.
경찰은 행정 허가를 받지 않고 천막을 설치했기 때문에 불법 행위라 규정, 천막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고권일 강정마을회부회장은 <제주의소리>와 전화를 통해 "해군의 구상권 청구로 그나마 남은 마을재산 마을회관도 뺏길 것 아닌가. 어차피 뺏길 마을회관을 정리하고, 임시 천막을 설치해 마을회관을 옮긴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해군의 구상권 청구는 정치권에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며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날 강정마을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제주도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부디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마을회는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강동균 전 마을회장 등 주민 수십명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제주지역 정치권이 해군에게 구상권 철회를 요청해도 요지부동"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경찰이 임시천막 철거를 시도한다면 강정마을 주민들은 갈등 봉합 노력을 뒤로 미루고, 다시 투쟁할 수 밖에 없다"며 "경찰은 해군의 앞잡이 노릇을 그만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해군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민중의 지팡이 경찰은 어째서 권력을 가진 자들 편에 서는가"라고 말했다.
마을회는 "우리도 살고 싶다. 하루하루 편안히 잠들고 싶다. 왜 우리를 길거리로 나오게 하는가. 강정 주민들이 공동체를 회복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해군의 구상권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해군의 구상권 청구가 계속되면 우리는 살아갈 용기를 잃고 말 것"이라며 "도민들의 도움이 간절하다. 부디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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