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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 손실은 환급하고 이익은 과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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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 손실은 환급하고 이익은 과세하자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소득세 과세 정의를 위한 제안

중앙 정부의 재정 적자가 심각합니다. 4월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국가 결산에 따르면 관리 재정 수지(전체 재정 수지에서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수지)가 38.0조 원 적자였습니다. 2013년 21.1조 원, 2014년 29.5조 원 적자였으니 3년 동안 90조 원에 가까운 적자가 쌓인 셈입니다.

부족한 재정을 해결할 방안으로 먼저 언급되는 것이 소득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다고 하는 소득세 부담률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소득세 부담률은 국내 총생산(GDP)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됩니다. 2012년 OECD 국가의 소득세 부담률의 평균이 8.6%인 것에 비해, 2013년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률은 3.7%였습니다. OECD 평균보다 4.9%포인트 부족한 셈입니다. 2013년 우리나라의 GDP를 고려하면, 4.9%포인트는 70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중앙 정부 재정 적자의 주범을 찾은 느낌입니다.

소득세 부담률 따질 때 가계소득 비중 고려해야

그런데, 우리나라의 소득세가 부족하게 걷히는 데에는 기업 소득과 가계 소득의 분배의 문제가 있습니다. 소득이 있어야 세금이 부과되는데, OECD 평균과 비교하여 우리나라는 가계 소득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습니다. OECD 국가의 가계 소득 비중은 최근 3년 평균이 67.7%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대략 62% 수준입니다.

ⓒ연합뉴스

가계 소득 비중을 고려한 조세 부담률 차이를 다시 구해 보면, 아래와 같이 OECD의 소득세 부담률이 8.6%에서 7.7% 정도로 조정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률은 꾸준히 상승해서 2015년의 경우 4.3%까지 올라왔습니다. 2015년의 공식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나,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잠정 추계치로 계산해 보면 드디어 4%를 돌파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소득세 부담률의 OECD 조정 평균과의 차이가 3.4%포인트까지 줄어듭니다. 그래도 3.4%포인트의 금액은 52.7조 원에 해당합니다. 여전히 큰 금액입니다.

▲ [표 1] 재조정한 소득세 부담률과 부족 세입. 국민 소득 통계(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가계·기업 소득 현황 및 국제 비교(국회 예산 정책처), 조세의 이해와 쟁점(국회 예산 정책처), 월간 재정 동향(기획재정부).

실효성이 없는 현행 고소득자 공제·감면 관리제도


부족한 소득세의 제일 큰 원인으로는 과도한 공제·감면이 있습니다. 소득 공제, 비과세 소득, 세액 공제, 세액 감면 등 결과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을 조세 지출이라고 부릅니다.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조세 지출 예산서상의 2015년 소득세 조세 지출 총액은 19.3조 원입니다.

전체 조세 지출이 35.7조 원이니, 소득세에 대한 조세 지출이 전체의 5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5년 실제 소득세가 60.7조 원 걷힌 것을 감안하면, 전체 걷어야 할 소득세 중 24% 정도를 깎아준 셈입니다. 소득 구간별 실효세율을 구해보면 전 소득 구간에서 OECD 평균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소득세에 있는 각종 공제·감면 중 상당수는 생계비를 보장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습니다. 특히 소득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각종 공제·감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비 보장과 상관 없는 고소득자에 대한 공제·감면은 의미가 다릅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고소득자에 대해 공제 한도를 축소하거나 아예 적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5년 국세 통계 연보에 나와 있는 근로 소득 연말 정산 신고자와 종합 소득 신고자 중 소득 금액이 1억 원을 초과하는 사람들에 대한 각종 공제·감면의 총 합계는 아래와 같이 세액 기준으로 약 4.6조 원 정도 됩니다. 근로 소득 연말 정산 신고자의 경우 필요 경비 성격의 근로 소득 공제를 차감한 기준이고, 종합 소득 신고자의 경우에도 필요 경비를 차감한 금액 기준이니, 고소득자로 분류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 [표 2] 소득 금액 1억 원 초과 신고자의 공제·감면 현황. 국세청(2015), 국세 통계 연보.

전체적으로 공제·감면을 줄일 필요도 있겠으나, 우선은 고소득자의 공제·감면 축소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정부가 현재 고소득자 공제·감면 관리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종합 소득세에 대한 최저한세나 소득 공제 종합 한도는 실효성이 턱없이 부족한 제도입니다.

부자 증세라고 정부가 2013년에 도입한 소득 공제 종합 한도의 2014년 실적은 32억 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2013년 소득세법 개정 시 고소득자에 대한 공제·감면 축소라고 정부가 떠들썩하게 홍보한 종합 소득세에 대한 최저한세는 아예 통계조차 산출하고 있지 않습니다. 실적이 없는 것입니다. 고소득자의 공제·감면 축소를 통해 최소한 3조~4조 원의 소득세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 소득 탈루,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 다음으로 많은 분들이 의심하는 부분이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입니다.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안 되어 새고 있는 세금이 많을 것이라는 것은 국민 대다수의 상식입니다.

소득 파악률의 추이를 보기 위해서 한국은행 국민 계정상의 가계 영업 잉여와 국세 통계 연보의 사업 소득 금액을 비교하곤 합니다. 두 통계의 작성 기준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나 개념적으로 유사하고, 이것 이외에 신뢰할 수 있는 마땅한 다른 통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계 소득 중 영업 잉여와 사업 소득 금액 신고액을 비교한 소득 파악률 대용치의 추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추이를 파악하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 <표 3>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 대용치(단위 : 조 원). 자료 : 연도별 국민 소득 통계(한국은행), 연도별 국세 통계 연보(국세청), 사업 소득 계산은 종합 신고되는 사업 소득과 원천 징수되는 사업 소득을 합산함.

2014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습니다. 소득 파악률이 74.6% 까지 올라왔습니다. 2008년에 49.3%였는데 6년 만에 25.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014년 종합 소득세가 2015년에 납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에서 본 2015년 소득세 부담률 4% 돌파에는 자영업자들이 한 몫을 한 셈입니다.

한편, 한국은행은 가계 소득의 영업 잉여 집계에는 자가 소유 주택에 대한 주거 서비스가 포함되는 등 국세 행정상 소득으로 잡힐 수 없는 금액이 있다고 합니다. 즉, 분모에서 일정 금액이 빠져야 한다는 의미가 되니, 실제 소득 파악률은 이보다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회 예산 정책처는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2012년을 기준으로 79.2% 정도 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실제 소득 파악률이 위의 [표 3]보다 높을 수도 있지만, [표 3]의 자료를 기준으로 세금 탈루액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2015년에 25% 정도의 소득이 파악되지 않았는데 금액으로 보면 30.6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국세 통계 연보 상의 종합 소득자의 유효 세율을 고려하면 세금 탈루액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추이를 보면, 2008년에 8.6조 원이었던 세금 탈루액(A)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4년의 경우 5.2조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위의 계산은 누진세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추정 방법입니다. 국회 예산 정책처는 2014년 소득 탈루율에 대한 보고서에서 소득 구간별로 소득 탈루율을 계산했습니다. 그 계산 내용을 근거로 탈루세액을 계산하면 누진세 효과가 반영됩니다. 그 보고서에서는 소득 탈루률이 20.8%이나, 세금 탈루률은 29.7%로 산출되었습니다. 누진세 효과 때문에 세금이 소득보다 1.43배의 탈루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그 효과를 감안한다면, 2014년의 세금 탈루액(B)은 7.4조 원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액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이 더 올라간다면 4조~5조 원 정도의 추가 세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표 4] 자영업자 소득 및 세금 탈루액 추정 (단위 : 조 원). 국세청, 연도별 국세 통계 연보. 세금 탈루액 추정(B)는 누진세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세금 탈루액(A)의 1.43배로 계산함.

주식 양도 차익 과세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을 극복하려면


그런데, 이렇게 두 가지 사항을 해결한다고 해도 여전히 소득세가 많이 부족합니다. 원인은 OECD 국가에서는 과세를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과세를 하지 않는 금액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양도 차익, 주택 임대 소득(2000만 원 이하) 그리고 종교인 소득 등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주식 양도 차익은 부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 소득의 구성 요소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이를 과세하고 있습니다. 분모는 그대로인데 분자만 늘어나니 당연히 GDP 또는 가계 소득 대비로 계산되는 소득세 부담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점차 과세 범위를 넓혀가고 있긴 하나, 아직도 전면 과세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근로 소득은 과세하면서 주식 양도 차익은 과세하지 않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형평의 관점에서도 맞지 않습니다. 주식 양도 차익 과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많이 다루어졌으니, 여기에서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제안하려고 합니다.

주식 양도 차익 과세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핵심적인 불만은 이익이 발생했을 때 세금을 떼가면, 손실이 발생하면 책임져 줄 것이냐는 것입니다. 내가 혼자 위험을 감당하고 투자하는데 손실 보면 모른 척 할 것 아니냐는 것이 마음속에 있는 불만입니다.

실제로 손실을 봤을 때 보전해 주면 어떨까요? 어차피 양도 차익을 과세하려면 최소한 1년 동안의 손실과 이익은 합산해야 합니다. 이익이 발생하면 매매 대금 정산 과정에서 소득세를 원천 징수(분리 과세 완결)하고,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도 매매 대금 정산 과정에서 손실에 대한 소득세 환급을 원천 징수 방식으로 처리해 주는 것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공유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이익은 같이 나누는데, 손실은 혼자 부담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익을 보면 기분 좋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한 턱 내지만, 손실 봤다고 주위 사람들이 술을 사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손절매의 쓰라린 마음을 안고 혼자 소주를 기울여본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것입니다.

ⓒ연합뉴스

주식 투자자 사이의 안전망

손실에 대한 원천 징수 방식의 환급은 주식 투자자 간의 안전망을 만드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소액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20% 단일세율로 과세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3000만 원 양도 차익이 발생하면 20%인 600만 원을 원천 징수 후 2400만 원을 정산해 줍니다. 반대로 2000만 원 손실을 보면 매매 대금을 정산할 때 20%인 400만 원을 환급하여 1600만 원만 손실이 나도록 정산해 주게 됩니다. 손실을 봤을 때 이익을 본 누군가로부터 보전을 받으니 일종의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어떤 방식이든 손실액 공제를 할 것이기 때문에 세수가 줄어드는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손실에 대한 이월 공제를 무기한으로 해준다는 의미가 있는데, 미국, 영국, 호주, 독일에서는 이미 무기한 이월 공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식 투자자의 심리적인 저항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증권사에 원천 징수 의무와 환급 의무까지 부과하면 되는 문제라 기술적으로도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확보할 수 있는 세수가 얼마가 될까요? 물론, 주식 시장의 전체적인 장세 흐름과 주식 투자자들의 성적에 달려 있습니다. 국회 예산 정책처는 과세 기준액을 1000만 원으로 하고 세율을 20%로 할 경우 호황기였던 2010년 기준으로 15.3조 원, 안정적인 상승기였던 2012년 기준으로는 6.3조 원을 예상한 바 있습니다. 약간의 거래세율 인하를 동반한다면, 주식 투자자들의 큰 저항 없이 제도를 안착시킬 수도 있습니다.

소액 투자자까지 과세 범위를 확대한다면, 기존에 과세하고 있던 대주주의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누진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에서는 2014년 양도 차익 과세를 누진세로 전환했을 때 약 1.8조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공정 과세 개혁에 박차 가해야

우리나라의 소득세는 부족합니다. 부족해도 너무 많이 부족합니다. 소득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는 과세 미달자 비율도 높습니다. 그래서 최저세율 인상이나 전반적인 공제·감면 축소를 주장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옳은 방향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공정 과세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고소득자 공제·감면 축소,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 파악률 추가 개선 그리고 주식 양도 차익 전면 과세와 같이 공정 과세를 조속히 이루어야 합니다.

(홍순탁 회계사는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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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시민들이 복지국가 만들기에 직접 나서는, '아래로부터의 복지 주체 형성'을 목표로 2012년에 발족한 시민단체입니다. 건강보험 하나로, 사회복지세 도입, 기초연금 강화, 부양의무제 폐지, 지역 복지공동체 형성, 복지국가 촛불 등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칼럼은 열린 시각에서 다양하고 생산적인 복지 논의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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