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4일 본격적인 '총선 체제' 돌입 행보를 보였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을 "낡은 생각과의 싸움"이었다고 규정했고, 메시지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 심판'을 제시했다. 다분히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237개 지역구 공천이 '국민 눈높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원칙과 '사람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명제를 담대한 결단으로 실천에 옮긴 명실상부한 국민 공천이었다고 자부한다"고 자평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해 "참신하고 유능한 새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는 일은 매일 매일 낡은 관행과의 싸움이었고, 때론 생살을 베는 희생을 동반하는 고통스런 과정이었다"면서 "낡은 생각과 싸웠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국민 눈높이'라는 대원칙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원조 친노'로 꼽히던 이해찬 의원을 '전략 공천' 지정 형식으로 배제한 바 있다.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도 자신의 몫으로 교수, 관료 등을 우선순위로 배치했다. 중도층을 끌어들일 만한 공천을 자신의 책임 하에 마무리했다고 홍보한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새누리당 공천 배제 후 영입한 진영 의원과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를 임명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의원은 '기초 연금 공약 파기 항명' 파동으로 장관직을 내려놓았고,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중도 보수 쪽의 경제통으로 꼽힌다. '총선 간판'으로 중도 보수 인물을 전면 배치한 것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두 분의 선대위원회 부위원장 임명은 이번 선거를 경제 선거로 치러 경제 민주화와 우리 당의 복지 공약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문제는 경제…새누리 잃어버린 8년 심판해야"
총선 체제를 위한 인적 구성을 마친 김종인 대표는 이번 총선을 "경제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시기를 싸잡아 '잃어버린 경제 8년'이라고 비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안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불평등 해소와 '더불어 잘사는 경제'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없다. 이는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가 한 목소리로 국민에게 약속하면서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가 끝난 문제"라며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 이 문제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대표는 "경제는 위기인데 선거 운동에 주력하는 대통령,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집안 싸움에 몰두하는 집권 여당, 그러면서 어떻게 더 많은 의석을 달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 정권 8년의 경제 실패는 의석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많아서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대표는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의석이 아니라 더 높은 책임감이고, 낡고 무능한 경제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의 틀"이라며 "바꿔야 한다. 불평등과 위기를 심화시키는 낡은 경제의 틀도, 아무런 대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 여당의 무능도, 책임을 국민과 야당에 전가하는 무책임도 이제는 모두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종인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를 살릴 능력과 의지가 있고, 사람과 정책이 준비된 유일한 정당"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몰아 달라. 강력한 야당, 유능한 수권 정당으로 제대로 보답하겠다. 2등에 안주하는 낡은 관성과 싸우고,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명령인 불평등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으로 정면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종인 대표는 20대 총선 후보들에게 공천장 수여식을 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종걸 원내대표에 이어 진영 의원에게 두 번째로 공천장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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