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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김부겸, 대구 정치1번지 '수성갑' 민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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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김부겸, 대구 정치1번지 '수성갑' 민심은?

[언론 네트워크] "그래도 1번" vs "대구도 바뀔 때 됐다"

제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 선거구는 경기도지사를 지낸 새누리당 김문수(64) 후보와 경기도 군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58) 후보의 거물급 대결로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전체 선거구 12곳 가운데 유일하게 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 우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의 '강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갑 선거구는 범어1~4동, 만촌 1~3동, 황금 1~2동, 고산1~3동으로, 대구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지난 30년동안 보수정당이 독식한 곳이다. 지난 17대부터 19대까지 새누리당 이한구(71)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으로,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문수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 나란히 걸린 김부겸, 김문수 후보 현수막 (2016.3.18.범어네거리) ⓒ평화뉴스(김지연)


대구시장 선거 때 유일하게 야당이 앞섰던 '수성갑'

김부겸 후보는 16~18대 경기도 군포시에서 '3선'을 한 뒤 2012년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이 곳에 뛰어들었다. 야당 후보로는 40.42%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52.77%를 얻은 이한구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 후보에 출마해 40.33%의 득표율로 새누리당 권영진(55.95%) 후보에게 패했다. 그러나 당시 '수성갑' 선거구에서는 김 후보가 50.1%를 얻어 대구에서 유일하게 권 후보를 앞섰다. 때문에 대구에서 3번째 도전하는 김 후보는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 새누리당 김문수, 더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구갑 국회의원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2012년 19대 국회의원 수성구갑 선거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히 수성갑은 높은 교육열로 젊은층이 많아 대구에서 상대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두 후보에 대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대부분 김부겸 후보가 10~15%정도 김문수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대구가 여당 텃밭으로 새누리당 지지도가 높고 투표일이 20여일 남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우세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여당의 '숨은 표'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시지·만촌·범어동"그래도 1번" vs "대구의 변화"

실제로 동네 민심도 비슷했다. 후보등록(24~25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동안 유동인구가 많은 수성구 시지 신매역 인근을 비롯해 만촌역, 범어네거리와 범어시장에서 유권자 50여 명에게 누구를 지지하는 지 물었다. 20,30대 젊은층은 "이제 바뀔 때도 됐다", "새누리당이 대구를 쉽게 본다"며 대구의 정치변화와 김부겸 당선을 주로 희망한 반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그래도 1번", "박근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여당을 많이 지지했다.

▲ 대구 신매시장의 저녁(2016.3.17) ⓒ평화뉴스(김지연)

기자에게 자신의 이름과 나이, 사는 동네를 알려주며 대답한 50여 명 가운데, 40%정도는 김부겸 후보를, 28%는 김문수 지지를 밝혔지만 "생각 중"이라거나 "모르겠다", "관심 없다"고 답한 유권자도 30%가량 됐다. 특히 세대별로 지지도가 크게 엇갈렸는데, 20~30대는 60%이상 김부겸을 지지한 반면 60~70대는 김문수 지지가 많았고, 40~50대는 두 후보 지지 응답이 거의 비슷했다.

다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대해서는 '김문수'를 꼽은 시민이 10%정도 더 많았다. 김부겸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김문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유권자들이 많은 편이었다.

"야당 못 믿겠다김문수 될 것"

17일 저녁 시지광장에서 만난 남모(49.고산1동)씨는 "후보를 정하지 않았지만 대구에서는 당이 중요하다. 김부겸은 마음에 들지만 당이 싫다. 무소속으로 나오면 뽑겠다"고 했고, 신매시장에서 장을 보던 50대 여성 배모(고산1동)씨는 "김문수는 도지사를 잘해서 표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31년째 고산동에 산다는 신모(54.고산1동)씨는 "누구 뽑을지는 아직 결정 안 했다"면서도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가 높다지만 주변 분위기를 보면 그래도 김문수 후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대구 범어시장(2016.3.18) ⓒ평화뉴스(김지연)

18일 오후 범어네거리 아파트 상가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60대 후반 박모씨(범어3동)도 "야당은 못 믿겠다. 우리 사람을 믿어야지 누굴 믿겠는가"라며 "새누리당 후보를 뽑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만촌1동에 사는 60대 권모씨는 "김문수는 대구 발전에 무슨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고, 김부겸은 사람은 좋은데 당이 싫다"며 "투표를 안하고 싶지만 그래도 1번을 찍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구도 바뀔 때 됐다김부겸, 도전하는 모습 좋다"

'대구 변화'를 바라는 이들은 김부겸 후보를 지지했다. 17일 저녁 신매시장에서 만난 김모(54.신매동)씨는 "대구가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 이번에는 바뀔 때가 됐다. 4년 전에도 김부겸 후보를 뽑았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밤 9시쯤 시지광장에서 만난 이모(45.고산1동)씨도 "김부겸 후보를 계속 뽑아왔다"며 "열정적으로 일을 잘 할 것 같다"고 했다. 18일 오전 만촌역에서 만난 대학생 김세창(23.황금2동)씨는 "김부겸 지지한다. 대구에서 계속 여당이 해왔으니까 이제는 야당이 해야 한다. 권력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계속 도전해왔고, 이제는 할 때가 됐다"면서 "김부겸 후보가 당선 될 것"이라고 했다.

20~30대들은 김부겸 후보 지지가 더 많았다. 17일 신매역 근처에서 만난 박모(27.고산1동)씨는 "떨어져도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김부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범어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정모(범어2동)씨는 "두 후보들의 공약을 지켜보고 있다"며 "확실히 지지하는 후보는 없지만 주위에서 김부겸 후보가 좋다고 해서 그를 염두해 두고 있다"고 답했다. 대학생 전모(25.고산1동)씨는 "청년활동지원금 공약이 마음에 들어 김부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박근혜 잘했다" vs "독재자처럼 군다"수성갑, 결국 투표율에 달렸다

다만 '김부겸'을 지지하는 이들 젊은층 역시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구는 1번 밖에 모르니까", '대구는 아직 보수 성향이 강하니까", "청년들보다 어르신들 투표율이 높아서"라는 게 그 이유였다. 때문에 "결국 투표율에 달렸다"는 전망이 많았다.

▲ 만촌네거리에 걸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현수막 (2016.3.18) ⓒ평화뉴스(김지연)

박근혜 대통령 3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잘 한 편이다", "낙제점이다"는 의견이 갈렸다. 신매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백모(60.고산1동)씨는 "박근혜 대통령 잘 했다. 야당이 안 따라줘서 그렇지 대통령은 일을 매우 잘했다"고 말한 반면, 김모(29.고산2동)씨는 "국회를 무시하고 독재자처럼 군다. 개별 정책을 평가하기 전에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모습을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김부겸 51.5% vs 김문수 38%"격차 좁혀졌다"

▲ <중앙일보> 3월 21일자 1면 한편, 중앙일보가 21일 보도한 '수성갑' 여론조사 결과 김부겸 후보(51.5%)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38%)보다 13.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회사 엠브레인이 지난 15~17일 지역구 성인 600명을 상대로 '총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전화면접 조사한 결과로, 응답률은 19.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다.


중앙일보는 "후보 간 격차가 좁혀졌다"며 "지난달 34.7%를 기록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지지율이 38%로 상승해 더민주 김부겸 후보(지난달 52.5→51.5%)와의 격차를 17.8%포인트에서 13.5%포인트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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