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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민 뜻 살피겠다"…말로만?

쇠고기 파문은 '버티기'…쇄신요구에는 '둔감'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여론 달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 축하 메시지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불상위(不相違 : 대중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의 정신을 마음에 담아 항상 국민의 뜻을 살피고 국민을 섬길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땀 흘려 노력하면서 어려움에 처한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일궈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쇠고기 파문' 등으로 인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정작 필요한 조치들을 외면한 '립서비스'가 아니냐"는 지적이 인다.

앞에선 "국민 섬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처님의 가르침은 대한민국이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도 더 없이 소중하다"며 "특히 서로의 차이를 넘어 널리 화합을 이루는 원융무애(圓融無碍) 사상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가슴에 꼭 새겨야 할 대승적 통합과 상생의 정신"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선과정에서 자신을 도왔던 언론인 출신 등 측근들을 삼청동 안가로 불러 비공개 '바비큐 만찬'을 가진 대목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측근 회동의 형식으로나마 민심의 향배를 세밀하게 살피겠다는 것.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의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여야 한다. 한솥밥 식구로서 민심을 전하는 것"이라며 "'광우병 쇠고기'는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그게 현실이다. 여론은 무서운 것"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참석자는 "대운하는 밀어붙이지 말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와대에선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재완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뒤에선 "버티고 보자"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정작 싸늘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구체적 조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았던 미국 측의 동물성 사료금지조치 강화가 실제로는 '완화'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오는 15일로 예정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재협상은 없다"는 원칙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국민께 불필요한 오해와 심려를 끼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지금까지 저희가 파악한 것으로는 협상의 내용이나 본질과는 관련이 없는 실무적인 실수로 보고를 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국제출판협회 서울총회 개막식에 앞서 가진 주최측과의 티 타임에서 "외국 전문가들도 (온·오프라인) 인쇄문화가 양립할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면서 "요새는 신문보다 인터넷에서 더 정보를 얻지만, 신문은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광우병 논란'이 주로 인터넷을 통해 촉발된 상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조류 인플루엔자(AI) 대책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눈이 많이 올 때는 빗자루 들고 쓸어봐야 소용없다"며 "힘 빠지고 빗자루도 닳는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쇠고기 비난여론과 관련해 "(비난하는 사람들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고 한 바 있다.

쇠고기 졸속협상에 대한 비난여론과 함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20%대로 급전직하하는 상황과 관련해 "특단의 조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일단 버티다 보면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는 셈법으로 읽힌다.

강재섭, 16일 회동에서 '민심수습책' 전달한다지만…

여당인 한나라당도 다급해졌다. 우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오는 16일 청와대에서 열릴 이 대통령과의 정례회동에서 당 차원의 민심수습책을 전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정치특보나 특임장관 신설 문제와 함께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인적쇄신' 가능성도 다시 언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적 쇄신론'에 대해서는 이미 이 대통령이 직접 "이번에 세게 훈련을 했는데 뭘 또 바꾸느냐"면서 "내가 기업의 CEO를 할 때 느낀 것인데, 사람이 시련을 겪으면 더 강해지는 게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천명한 상태.

쇄신요구가 집중되고 있는 정무, 홍보, 민정라인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운 상태여서 당장 대규모의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하드웨어를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것"이라며 "소프트웨어를 견고하고 치밀하게 다듬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청와대 내부의 기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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