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9일 하루 뒤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오찬 회동과 관련해 "일부에서 해석하는 것처럼 국면 수습책이나 특별한 의제가 있어서 만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만남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다"며 "이미 총선 직후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의사를 전달했고, 그 뒤에는 잘 알다시피 미국과 일본 순방, 최근에는 이러저러한 현안문제로 분주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도 곧 외국순방을 하시니까 더 미뤄지면 너무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서 내일로 시간이 잡힌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이번 회동을 통해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대변인은 "특별한 의제를 정해 놓고 만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 아시다시피 (당의 문제는) 당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뜻을 (대통령도) 밝히셨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또 논리적으로도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 아니냐"며 "(대표 제의설은) 전혀 거론된 일이 없다. 언론이 오버하는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박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지금까지 국정운영에 협력하고 계신 분인데, 때가 되면 만나서 논의하고 하는 것이지 만날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근혜 "복당문제에 대통령 생각 들을 수 있을 것"
박근혜 전 대표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 등원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대표 제의설에 대해선 "(박근혜계 인사들이) 전부 복당이 되면 당 대표에 나가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다"고 잘랐다.
양측이 대표제의설을 모두 부인한 격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회동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모종의 '깜짝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하다. 현실적인 의제는 친박 복당 문제.
박 전 대표는 '복당 이야기도 되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특별히 요구한 것은 없다. 대통령이 그동안 이 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해왔고 당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다만 이번에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선별복당론'에 대해선 "이미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가 있다. 거기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회동에선 최소한 '국정 동반자' 관계가 다시금 언급 될 것으로 보이며, 친박 복당 문제가 최대의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양측이 부인하는 가운데에서도 '국정 동반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 대통령이 모종의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측근들 중에선 "자기가 필요할 때만 찾느냐"며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감지되고 있어 이번 회동 결과는 정국 해법의 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