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10일 만난다. 청와대 관계자와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8일 밤 각각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10일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구체적 의제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쪽에선 "이 대통령이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파문 등 정국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박 전 대표와 만나는 것이다. 박 전 대표와 국정의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박 전 대표도 이날 오후 지역구 행사에 참석해 "나라를 더 편안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사명이라 생각하고 사심없는 마음으로 나랏일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파국으로 종결됐던 1월 만남과는 다를까?
두 사람은 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지난 1월 23일 회동했었다. 당시는 박 전 대표가 중국 특사로 다녀온 뒤 만남으로 총선 후보 공천 시기 문제 등이 논의됐지만 향후 양측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박 전 대표는 총선 직전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양측의 회동은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통해 뜻을 전달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것.
두 사람의 회동은 20%대 대통령 지지율, 광우병 파동 등 여권이 총체적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이 대통령은 그 결과를 '승리'로 규정하며 '친박 없이도 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상황이 점점 여의치 않아지고 있는 것. 최근 여권 안팎에서는 "결국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안고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는 전망이 점점 강해진 바 있다.
두 사람의 회동에서는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지만 대통령과 회동 이후 강재섭 대표가 부정적 견해를 분명히 하는 등 청와대의 분위기는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민 이상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높다. 당대표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박희태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7월 전당대회 이전 복당이 안 된다는 입장은) 당의 공식적인 의견, 당론은 아니다"고 말하며 애드벌룬을 띄운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대표직을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오찬 회동이 성사됨으로 인해 두 사람이 손을 잡는 모습이 연출되겠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과연 '무엇'을 줄 수 있겠냐는 이야기다. 당내에서는 "친박인사들의 복당을 용인하더라도 서청원, 홍사덕만은 안 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선별 복당을 받아들일 리는 만무하다.
박 전 대표 역시 복당 등 정무적 갈등 외에 대운하 반대, 쇠고기 수입 재협상 등 이명박 대통령과 엇갈렸던 '소신'을 무슨 명분으로 접을 수 있느냐가 고민거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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