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ㅇ 예비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의당은 공산주의자를 비례대표 1번에 공천했다.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더민주와 정의당은 굳건한 선거 연대를 할 것이다. 더민주와 선거 연대를 하자는 것은 공산주의자를 비례대표 1번에 공천한 당과도 연대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ㅇ 예비후보가 '공산주의자'로 지목한 사람은 지난 11일 당원 투표에서 여성 명부 1위를 한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다. ㅇ 예비후보는 "이정미의 비례대표 1번 공천은 일심회 사건 정도의 충격"이라며 "간첩 최기영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분당까지 감수하는 김일성주의자들의 선당후사 정신에 감복한 일에 준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3일 정의당 인천시당과 더민주 인천시당 간의 연대가 위기에 놓이며(☞관련 기사 : 정의당, 심상정·노회찬·조승수 등 63개 지역구 후보 발표) "더민주와 정의당은 굳건한 선대 연대를 할 것"이라는 예상 자체도 빗나갔을 뿐더러, 특히 타 정당의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 비례대표 최상위 순번 후보자에 대해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을 동원한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ㅇ 예비후보는 이정미 부대표를 공산주의자로 지목한 이유로 고작 "인천연합이라는 거대한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NL)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들었다. ㅇ 씨는 "만일 진짜로 인천연합과 이정미가 전향했다면 진정 기쁜 일"이라며 "만일 이정미가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가 아닌 자주적 국가이고 민주적 국가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야말로 독재 정권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저는 제 말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고도 했다. 지난해 SNS에서는 한 대학생이 진보적 성향을 가진 다른 대학생에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을 개×끼라고 욕해 보라'고 시비를 걸다가 사과하고 잠적한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한편 ㅇ 예비후보는 자신이 쓴 글에 대해 <한겨레>가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비판하고 <뷰스앤뉴스>와 <씨앤비뉴스>가
ㅇ 후보는 이 글이 논란이 되기 전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방송 뉴스나 시사주간지의 선거 관련 보도를 링크하고는 "제 이름도 조그마하게 나왔다"거나 "치사하게 내 인터뷰는 안 해주고 현수막만 찍어 갔다"고 하는 등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에 목말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ㅇ 후보가 도전장을 낸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의 현역 의원은 더민주 우상호 의원이고, 새누리당 후보는 이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성헌 전 의원이다. 우 의원과 이 전 의원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서로에게 승패를 번갈아 안기며 둘 모두 이 지역구에서 재선을 했다. 이번 총선은 둘에게 5번째 대결이 된다. 언론의 관심은 모두 이 두 후보에게 쏠리고 있고, 소속 정당에서도 당연하다는 듯 둘 모두 단수 공천을 받았다.
(<프레시안>은 이 사건과 관련, 담당 기자와 데스크 간의 논의를 거쳐 ㅇ 후보의 실명을 보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의당은 한창민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ㅇ 후보의 발언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더민주와 정의당의 연대에 색깔론을 덧씌우려는 야비한 매카시즘"이라며 "국민의당 후보의 저열한 수작에 분노한다. 국민의당은 당장 ㅇ 예비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책임 있는 사과와 해명을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대변인은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이 치졸한 행위가 국민의당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간주하고 국민의당에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당원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의당에서 공식적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사과와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며 "야권연대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보니, 억지로 더민주-정의당에 옛날 통진당 모델을 뒤집어 씌우고 싶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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