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공천 학살을 암시하는 친박계 실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욕설 통화'를 두고 비박계에서 '통화 상대를 밝히라' '정계 은퇴 등 거취 표명을 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 관련 기사 : 윤상현 "김무성 죽여버려. 이 XX" 욕설 파문)
우선 비박계의 좌장 격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직접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의 통화 상대는 "김무성 대표를 죽일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라면서 윤 의원이 통화 상대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날 채널A가 공개한 통화 녹취록을 보면, 윤 의원은 2월 27일 누군가와 한 전화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에 대해 "문제는 (욕설이 아니라) 대화의 내용에 있는 것"이라면서 "당 대표를 당에서 솎아내면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면서 "자기 혼자서 (솎아내기가)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윤 의원의 전화 통화가 한 친박계 의원 개인의 음주 일탈이 아닐 것이란 지적이다.
이 의원은 윤 의원은 "친구와 안부 전화를 한 게 아니고 김무성 대표를 죽일 필요성 때문에 전화를 한 것"이라면서 "(통화의) 마지막이 더 기가 막히다. '내일 공략해야 돼'라는 것은 명령"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런 말을 할 만한, 다 죽일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구겠나"면서 "두 부류 아니겠나. 공관위원에게 전화했거나 공관위원에게 오더(명령)를 내릴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했거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래서 당이 선거가 되겠느냐"면서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이 전화 받은 사람이 그 후 공천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관위원 중 한 명인 홍문표 제2 사무부총장은 윤 의원이 "스스로 정계 사퇴를 포함한 스스로의 거취 표명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 부총장 또한 비박계로 분류된다.
홍 부총장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보다 더 작은 막말도 심사를 하고 있는데 선거를 앞두고 과거 야당에서 (나온) 노인 폄하 발언 이상의 막말 의원이 있다는 것은 당의 많은 문제점"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반면,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윤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녹취록 언론 공개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윤 의원이 김 대표를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한 후 "참 세상이 흉악해졌다. 사적인 발언을 녹음한 것도 문제지만 이걸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믿고 대화를 나누나.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되느냐"라는 말을 덧붙였다.
파문의 당사자가 된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했으나, 통상의 공개 발언을 이날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한편,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이기도 했던 윤 의원의 욕설 통화에 대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이런 반응을 보인 후 "하루라도 빨리 사이버 테러 방지법이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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