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공천 살생부 파동'이 격화되고 있다.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 "공작 냄새"가 난다고 비난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살생부 전달자'로 지목받은 상황과 관련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새다.
'공천 살생부' 파동의 핵심은 청와대, 혹은 친박계가 비박계 특정 인사를 공천 탈락시키려 한다는 의혹에서 출발한다. 즉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공천안(40인 공천 살생부)이 있고, '배신의 정치' 행위자로 지목된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를 탈락시키는 내용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정두언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공천 살생부'는 최초 친박 핵심 인사에 의해 김 대표에게 전달됐다. 김 대표 측근은 정 의원에게 본인과 함께 유승민 의원 등의 이름이 담긴 살생부의 존재를 알려왔다. 정 의원은 김 대표 역시 자신과 대화를 통해 살생부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정 의원과 대화를 나눈 것은 인정하지만 '살생부'를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와 정 의원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지만, 친박계는 살생부 존재 여부를 떠나 정 의원과 대화를 나눈 것 차체를 문제삼고 있다. 김 대표가 "공작"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이 존재 여부가 불분명한 살생부를 비박 의원들에게 흘리는 방식으로 친박계의 공천 간여를 차단하고, '상향식 공천제'를 밀어붙인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김무성, 정두언 말고 다른 의원에게도 '살생부' 언급"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29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무성 대표) 본인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직접 관여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 소문들은 있는데 (정 의원에게) 좌고우면하지 말아라, 하고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게 당 대표 아닌가. 그런데 당 대표가 나서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고, 그 안에는 뭔가 공작 냄새나 뭔가 의구의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무성 대표)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이 경위에 대해서 밝히고, 사과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정리를 해야 한다"며 "지금 정두언 의원하고 김무성 대표하고 이야기가 조금 틀리지 않느냐. 김무성 대표는 지라시보고 이야기했다는 거고, 정두언 의원은 직접 친박 핵심한테 받았다고 이야기했지 않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설령 (김무성 대표가) '지라시'를 보고 이야기 했더라도 이건 정확한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뒷이야기들이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두언 의원한테만 이야기하지 않고 김무성 대표가 또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당 대표라는 사람이 '지라시'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의원들한테 전달하고 해서 이렇게 논란을 일으킨다는 것은 참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친박 핵심은 김재원 의원도 29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대통령 연루설'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마치 대통령께서 명단을 만들어서 당 대표에게 전달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 문제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할 그런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두언 의원은 김무성 대표께서 누구누구로부터 40명의 명단을 전달 받았고 그 명단에는 자신의 이름도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고 있고, 김무성 대표는 나는 명단 받은 적도 없고, 그런 말 한 적도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먼저 두 분 사이에서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겉으로는 함구하고 있지만,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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