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본인에게 통보하지 않는 검찰의 카카오톡 압수 수색은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검찰은 2014년 5월 세월호 추모 행진 '가만히 있으라'를 제안한 용혜인 씨를 조사하기 위해 카카오톡 서버 압수 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용규 판사는 24일 "해당 압수 수색은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도록 한 형사 소송법에 위배되는데다, 압수 수색으로 확보된 자료가 용 씨의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에 속한다"며 압수 수색 취소 결정을 했다.
용 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압수당했다며 '압수 수색 취소'를 위한 준항고를 제기했다. 용 씨는 압수 수색 당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가 1년 뒤 열린 재판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준항고는 수사 기관의 처분에 이의가 있을 때 이를 취소·변경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다.
형사 소송법은 압수 수색을 집행할 때 피의자와 변호인의 참여를 보장하는 한편, 급속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면 집행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당은 25일 보도 자료를 내고 "당시 검경이 압수하려 했던 자료는 용혜인의 카카오톡 아이디 및 대화명, 인증 휴대폰 전화 번호, 상대방 카카오톡 아이디 계정 정보(아이디, 닉네임, 가입일, 인증 휴대전화 번호, 맥어드레스, 접속 아이피), 2014년 5월 경 용혜인과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주고받은 대화 및 사진, 동영상 정보 일체"라며 "가히 사생활을 탈탈 털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한 정보들이었으나, 검·경은 서버 압수 수색 과정에서 형사 소송법에 규정된 단 하나의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 테러 방지법 직권 상정으로 국정원의 사이버 사찰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재 이 판결은 대단히 시사적인 결정"이라며 "형사 소송법이 존재해도 유명무실한 판국에, 수사 절차를 합법적으로 생략케하는 테러 방지법이 통과된다면 국민들의 사생활이 완전히 침해되는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씨는 25일 국회 앞에서 이번 판결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 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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