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와 관련해 상식적이지 않은 발언을 내놓아 논란이 예상된다. "안보를 중시한다"며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집권 여당 대표가 정작 사드가 뭔지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 후 일부 기자들과 만나 "(북핵 방어와 관련해) 현재까지 개발된 무기 체계 중 사드가 최상의 방법"이라며 "사드는 방어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 대표가 사드와 관련해 내놓은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저쪽(북한)에서 ICBM을 쏘아 올려서 낙하할 때 지상 300킬로미터(km) 정도의 높이에서 요격하는 무기 체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자파, 이런 건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우리 국가를, 국민을 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무기체계인데 그걸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사드의 기본 제원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ICBM이 개념 자체도 헷갈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무식의 소치"라는 비판도 있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 '무식'의 소치인 듯"
ICBM은 말 그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다. 일반적으로 5000km 이상의 사정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우선 사거리 5000킬로미터의 ICBM에 핵탄두를 실어 사거리 수백 킬로미터에 불과한 남한을 요격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둘째,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40~150킬로미터 상공에서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이다. 종말고고도(Terminal High Altitude)라는 말에서도 미사일의 제원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김 대표는 300킬로미터 상공을 언급했다.
군사 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김 대표의 말은 한 마디로 무식의 소치에서 나온 것"이라며 "ICBM이나 사드가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드는 기본적으로 40~150킬로미터에서 상대 미사일을 요격한다. 300킬로미터는 사드에 대한 제원을 모르는 상태에서 나온 발언 같다"고 했다.
ICBM을 사드로 요격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5000킬로미터 이상이며, 최종 낙하 속도가 마하 12(음속의 12배)에 이르는데, 사드 미사일의 속도는 그에 한참 못 미친다"며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제) 관련 매뉴얼에도 사드는 ICBM를 요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에서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ICBM 언급이 '탄도 미사일'을 언급하려다 실수한 것이라고 치더라도, "300킬로미터 상공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는 발언은 설명 자체가 안 된다. 김 교수는 "김 대표의 발언은 사실 관계 자체가 틀린, 전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신의진 대변인도 "사드는 공격용이 아니고 방어용이다. 이유는 뭐냐하면 올라갈 때는 못 쏜다.(요격을 못 한다) 내려올 때 300킬로미터 부근에서만 쏠수 있다. 철저히 방어용이라고 언론이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정작 대변인도 사드가 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자파 문제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한 것도 문제다. 사드의 강력한 전자파 문제는 미 육군에서 만든 사드 운영교범에 나와 있다. 사드 레이더 전방 130도, 3.6킬로미터 안에는 강력한 전자파가 존재한다.
집권 여당 대표의 '무식 인증'으로 한반도 안보에 대한 불안감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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