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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백서, 대운하·영어 논란 '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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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백서, 대운하·영어 논란 '남 탓'

발행기한 20여 일 넘겨 공개…'총선용' 늦추기 비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 내용을 담은 백서가 13일 발간됐다. <성공 그리고 나눔>이라는 제목으로 총 1000여 쪽에 달하는 두 권짜리 백서에서는 지난 인수위 활동 내내 극심한 논란을 불렀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평가'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한반도 대운하 논란에 대해선 "명확한 논거 제시와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따라 붙었고,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은 기사가 인터넷에 게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면서 '언론 탓'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잘못한 것도 그대로 실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무색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인수위 활동이 '대운하 논란 해소'에 기여?

인수위는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 "그 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과 반대 의견, 국민여론 등을 수렴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사안별 검토사항을 정리해 왔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지적된 사안에 관해선 어느 정도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고 자체 평가했다.
▲ 13일 발간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백서에는 2권 총 1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 담겼다. ⓒ뉴시스

백서는 또 "한반도 대운하는 친환경적이며 친문화적인 사업"이라면서 "그럼에도 일부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 입장을 취하는 인상을 주고 있으며 대운하 프로젝트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왜곡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반대 입장에 대한 불쾌감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어 백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 및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이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 지자체, 학회 등을 중심으로 토론회, 설명회, 현지답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국제 심포지엄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인수위 기간동안 '2월 중'이라고 밝혔던 '여론수렴 절차'가 현재까지도 유야무야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또 추진방식을 두고 벌어졌던 'BTL(임대형 민자 사업)이냐, BTO(수익형 민자 사업)이냐'는 논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명시하지 않은 채 "대운하 사업은 100% 민자로 추진하는 것이 기본입장이며 민간제안서가 접수되면 면밀히 검토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만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영어 몰입교육 논란'은 오보탓?

사회교육문화분과가 담당한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에 대해선 '언론탓'이 두드러졌다. 인수위는 백서를 통해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이 일부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에 인수위는 번번히 공식 해명을 해야 했고, 이런 모습이 '오락가락'으로 비춰져 국민들에게 혼란을 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어몰입교육(영어로 일반과목을 수업하는 방식)도 장기적으로 필요한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 언론 그리고 국민들에게서도 반대의견이 표출됐다"며 "'영어 몰입교육이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은 전혀 검토되지 않은 내용이었다"는 반박도 담겼다.

'영어 외 과목에도 몰입교육을 실시할 가능성'은 당시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백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단순한 '언론의 오보'로 취급된 셈이다.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에 대한 찬성론자들로만 채워져 '하나마나한 요식행위가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던 지난 1월 30일의 공청회에 대해서도 "방송으로 중계돼 많은 당사자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고, 국민들의 혼란도 상당히 해소됐다"는 평가가 담겼다. 당시 공청회는 이경숙 위원장의 "오렌지가 아니라 어린지"발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었다.

이어 백서에는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오해가 가중되면서 고교에서의 몰입교육은 더 이상 인수위 차원에서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몇 가지 오해를 극복하고 인수위가 제시한 원칙과 방향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추진해 가면서 공감대를 넓혀 간다면 영어 공교육 강화를 통해 우리 교육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백서가 예정된 시한을 20일 가량 넘긴 시점에서 발간된 점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르면 백서는 인수위 활동종료 후 30일 이내에 공개돼야 한다. 늦어도 3월 23일에는 공개됐어야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백서발간이 지연되면서 일부 언론에 의해서 "총선을 앞두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발간을 지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백서 발간팀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 해단식은 대외적인 것이었고, 백서 발간을 위한 부서와 행정실 등은 이후에도 계속 활동했기 때문에 법정 시일을 넘긴 것이 아니다"라면서 "총선을 의식해 일부러 발간을 늦춘 것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라고 해명해 왔다.

인수위 백서는 총 8000부가 발간됐으며, 이중 7000부는 정부기관, 국회, 사법기관, 교육기관, 학계 등에 무료로 배포되고 나머지 1000부는 서점과 인터넷을 통해 일반 판매(1만5600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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