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선대위원으로 당 지도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선대위원 및 본부장직 모두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최 본부장이 '문재인의 호위 무사'라는 말까지 들었던 측근이라는 점에서, 그의 사퇴는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에서 '친노' 색이 빠지는 신호로 읽힐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선대위 산하에 어떤 기구를 둘 것인지 의결하고 인선까지 마쳤다. 김성수 대변인은 선대위 산하 총선기획단장에 선대위원인 정장선 전 의원이, 정책공약단장에 이용섭 전 의원이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총선기획단장은 선거 판세를 읽고 전략을 짜며 공천 관련 실무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으로, 최 본부장이나 이철희 선대위원(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등이 물망에 오르던 자리다. 김 대변인은 "2011년 당 사무총장을 지내 당 사정을 잘 알고, 총선에 불출마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업무를 총괄 지휘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업무 효율을 위해 총선기획단장은 총무본부장을 겸임한다"며 "보통 (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가 선대위로 전환하면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 정책위 의장이 정책공약단장을 맡아 왔다"고 설명했다. 단 이목희 정책위 의장은 유임돼서 대여(對與) 협상 등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고, 이용섭 단장이 총선 공약 관련 업무만 관장하게 될 예정이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최 본부장이 이날 오전 김종인 선대위원장 겸 비대위원장을 찾아와 사의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미 최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밤) 전화로도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 본부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전 대표께서 그랬던 것처럼 저 또한 주저없이 백의종군하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224일만에 당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선대위에 '친노' 색깔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선대위에 '친노 잔재'가 많고,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도 친노라고 하는데, 이 분들은 친노 개념도 없고 새로운 인물들"이라고 했었다.
더민주의 선거 기획과 공약을 맡을 정장선·이용섭 단장은 향후 선대본부장단의 일원이 되며, 추가 선대본부장 임명은 열려 있는 상태라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또 이 2개의 '단'급 조직과는 별도로 선대위원장 직속에 홍보위원회를 두며, 홍보위 위원장은 손혜원 당 홍보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또 이날 당직 인선에서는 비대위원장 정무특보에 이용재 전 세종문화회관 관장과 곽수종 전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곽 전 위원은 과거 안철수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인사다. (☞관련 기사 : 김성식 '안철수 신당' 합류) 김 대변인은 인선 배경에 대해 "두 분은 오랫동안 김종인 위원장과 개인적 인연을 이어왔다"며 "(특보는) 당무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비대위원장의 자문·조언 역할"이라고 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이날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안철수 의원과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나 지금 김종인 위원장이 맡은 자리에 대한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김 대변인은 "문 전 대표와 우리 당 여러분이 장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문 전 대표가 장 교수에게 구체적 자리를 놓고 얘기를 나눈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이 문 전 대표에게 확인했다며 "다른 분들이 영입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자리 얘기를 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문 전 대표가 직접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문 전 대표와 장 교수가 한 번 만났으며, 당시 "정책 쪽에서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문 전 대표가 제안한 데 대해 장 교수가 "정치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 만약 참여하게 되면 도와드리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