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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어쩌면 미국이 빨갛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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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어쩌면 미국이 빨갛게 물든다

[박영철-전희경의 국제 경제 읽기] 미국의 소득 불평등과 샌더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 대회는 오는 7월에 열린다. 그러나 어떤 후보가 전당 대회에서 승리할 것인가의 결정적인 윤곽은 15개 주(州)에서 당원 대회(코커스, 6개)와 완전 국민 경선(오픈 프라이머리, 9개)이 동시에 실시되는 소위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인 오는 3월 1일에 판가름 난다. 민주당의 경우 7월 전당 대회에 참가할 대의원 4050명의 25%(1110명)를 이날 뽑는다.

그러나 그 전에 대선 후보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경선이 예정돼 있다. 2016년 대선의 첫 관문인 2월 1일에 열리는 아이오와 주의 당원 대회와 2월 9일에 치러질 뉴햄프셔 주의 완전 국민 경선이다.

민주당의 경우, 기독교의 나라 미국에서 무신론자나 이슬람교 신자보다도 대통령이 될 확률이 낮다는 자칭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 버니 샌더스가 워싱턴 기성 정치권의 대명사 힐러리 클린턴과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샌더스 후보가 과연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힐러리를 꺾고 승리할 것인가이다. 미국 언론에 의하면 샌더스의 경우 이 두 주에서 패하면 그의 도전은 끝난다고 한다. 요즘 하루에도 서너 개의 여론 조사가 발표되는데, 초접전 상태라서 아무도 누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다.

샌더스가 이길 가능성이 있다. 조건이 있다. 그가 주장하는 '소득 불평등 해소'가 기세를 얻어 정치 혁명으로 승화하면서 젊은 지지자들을 투표소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미국 소득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가? 특히 이 현안에 대한 국민의 의식 수준이 어떻게 급변하고 있는가?

- 선진국 중 가장 심각한 미 소득 불평등의 근원적 요인은 무엇인가?

- 샌더스는 이번 유세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에서 어느 정도 선전할까?

위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기 위하여 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교수와 이메일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인터뷰는 1월 21일부터 1월 26일까지 이루어졌다.

박영철 전 교수는 벨기에 루뱅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경제 분석가(Country Economist and Project Analyst)로 15년(1974~1988년)간 근무했다. 그 이후 원광대학교 교수(경제학부 국제경제학)를 역임했고, 2010년 은퇴 후 미국에 거주하며 개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희경 : 다음 주 화요일(2월 1일)에 실시되는 아이오와 주의 당원 대회에 관한 여론 조사들이 상반되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군요. 예를 들면 CNN/ORC의 여론 조사는 샌더스가 8%포인트 이기고 있다고 하는데, 로라스 대학교는 힐러리가 29%포인트 앞선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 나온 최종 조사에 의하면 샌더스가 46%로 44%를 얻은 힐러리와 오차 범위 안에서 싸우고 있군요. 교수님 생각은 어떤지요?

박영철 : 미국을 '여론 조사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여론 조사 조작의 명수'라는 혹평도 받습니다. 한국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유행어처럼 여론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전희경 : 샌더스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있긴 한가요?

박영철 : 저는 있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의 정치적 성향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비종교적이며 진보적'인 주가 샌더스 출신 주인 버몬트, 2위가 뉴햄프셔, 그리고 아이오와와 오하이오 주가 대표적인 경합 주(Swing State)입니다. 샌더스가 힐러리와 싸워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주(州)입니다.

그리고 MSNBC의 조사에 의하면 아이오와 주의 샌더스 지지자의 성향이 다음과 같습니다. 무당층(62% 대 21%), 45세 이하의 젊은 층(52% 대 32%), 그리고 당원 대회에 처음 참석하는 투표자(59% 대 27%)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지지는 소득 불평등 문제(58% 대 36%)와 전 국민 의료 보험 제도(51% 대 45%) 등 현안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누구인가요? 8년 전 '변화해야 산다'는 기치를 들고 나온 오바마를 지지한 백인 젊은 층입니다. 이들이 이번에는 샌더스의 정치 및 경제 공약에 열렬한 지지를 보냅니다. 샌더스의 '선진국 중 최악인 미국의 소득 불평등을 정치 혁명으로 해소하자'는 주장에 열광하는 것입니다.

전희경 : 2011년 9월에 월스트리트에 있는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한 젊은 백인들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도 바로 악화하는 사회 및 경제 불평등 척결을 목적으로 했지요. 그러나 조직과 자금, 특히 정치인 리더가 없어서 실패했다고 평가하는데, 이번 샌더스의 소득 불평등 해소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나요?

박영철 : 아무도 이 질문에 확답할 수 없습니다. 단지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날로 악화하는 소득 불평등의 심각성과 피해에 대한 미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소득 불평등 문제가 막 악화하기 시작한 1980년에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 대부'라 불리는 경제학자 어빙 크리스톨은 "최근 많은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이 소득 불평등 지수를 열심히 만드는데 일반 국민은 이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폴 크루그먼, 그리고 버클리 대학교의 이매뉴얼 사에즈와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21세기 자본>의 저자) 등과 언론계의 티모시 노아, 헤롤드 메이어슨 등이 소득 불평등의 피해와 심각성에 대한 글을 지속해서 발표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국민과 정치인의 반응은 오히려 냉랭한 편이었습니다. 그 분위기가 최근 2, 3 년 사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둘째, 민주당의 두 후보가 소득 불평등 해소를 대선 핵심 공약으로 제안하면서 이 문제 해결의 핵심 전략으로 탐욕과 부패의 화신으로 지목 받는 월스트리트의 근원적인 개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샌더스의 개혁안이 더 파격적이고 혁명적입니다.

(☞관련 기사 : "박근혜가 힐러리 반만 닮았어도 한국 경제는", "미국에서 빨갱이가 대통령 되면, 한국은?")

전희경 : 선진국 중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받는 미국의 소득 불평등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가요? 그리고 실제로 악화하고 있나요? 그리고 예를 들어 미국과 같은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인 일본이나 한국 경우보다 더 나쁜가요?

박영철 : 이해하기 쉬운 3개의 지표 1) 소득 상위 1%와 하위 99%의 비교 2) 지니 계수(Gini Coefficient) 3) 팔마 비율(Palma Ratio)로 설명하겠습니다.

전희경 : 언론에 가장 많이 나오는 지표는 소득 상위 1%와 하위 99%의 소득 비교이더군요. 최신 상황은 어떤가요?



박영철 : 그림을 보면 미국의 경우, 2014년 소득 상위 1%가 총소득의 23.83%를 차지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비중이 1979년을 최저점으로 지난 35년간 지속해서 상승합니다. 반면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의 경우에는 소득 상위 1%의 비중이 총소득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이 현상을 놓고서 최근 이렇게 일갈하고 있습니다.

"최상위층 소득이 이처럼 급등하는 이유는 하위층의 소득을 쥐어짜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 내리고, 복지 혜택을 축소하고, 노동조합을 압박하고, 국가의 자원을 생산적 활동에서 비생산적인 금융 분야의 부당 이익 취득에 쏟아 붓기 때문이다."

전희경 : 두 번째 지수로 가보겠습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인 지니 계수가 요즘 한국에서 일반 국민에게도 잘 알려졌다고 하는데, 선진국 중 미국의 지니 계수가 가장 높다(즉, 가장 나쁘다=불평등이 높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군요. 어느 정도 심각한가요?


박영철 : 위 표와 차트를 보시면 두 가지 현상이 눈에 띕니다. 하나는 미국의 지니 계수가 0.401로 남미의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선진국 중 가장 높습니다. 유럽의 독일과 스웨덴이 지니 계수 0.280선으로 가장 평등한 소득 분배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0.302로 일본과 중국보다 낮습니다.

그러나 최근 김낙년 동국대학교 교수에 의하면, 통계청 가계 동향 조사에 소득세 징수 자료를 보정한 '수정 지니 계수'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가 됩니다. 가처분 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71이고 시장 소득 기준 지니 계수는 0.415입니다.

2010년 이후 불평등 수준이 완화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불평등 수준이 2000년대 중반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높습니다. 2013년 전체 인구 중 빈곤층 비중은 가처분 소득 기준으로 14.6%, 시장 소득 기준 17.8%로 나타났습니다.

전희경 : 주목해야 할 두 번째 현상은 무엇인가요?

박영철 : 미국의 경우인데 지니 계수가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득 분배가 개선된다는 지수는 아직 본적이 없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은 소득 불평등이 미 전역에 퍼진다는 무서운 사실입니다. 아래 지니 계수 지도는 1982년과 2012년의 미 전역 지니 계수를 색깔로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의 색깔이 갈색에서 녹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즉 소득 불평등 현상이 미 전 지역에서 심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희경 : 세 번째 지수는 유엔 기관에서 자주 사용하는 팔마 비율(Palma Ratio)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우선 조금은 생소한 팔마 비율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박영철 : 일반적 현상으로 한 나라의 소득 중간층(5분위와 9분위)은 별 변화가 없고 양 극단, 즉 소득 상위 10%와 하위 40% 계층에 무슨 변화가 생기는지가 복지 정책 수립에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그런데 지니 계수는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팔마 비율이 바로 소득 상위 10%와 하위 40%의 비율입니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이 두 극단의 소득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 비율이 1이면 소득 상위 10%와 하위 40%의 총소득이 같다는 뜻입니다. 이 비율이 5이면 소득 상위 10%의 총소득이 하위 40%의 총소득보다 5배 많다는 뜻입니다.

전희경 : 팔마 비율로 본 미국의 소득 분배는 어떤가요?


박영철 : 이 지표로도 미국의 소득 불평등이 남미 국가나 아프리카 국가보다는 낮지만,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높게 나옵니다. 위 지도의 빨간색 국가가 가장 높은 팔마 비율을, 자주색 국가가 중간 정도의 팔마 비율을, 그리고 파란색 국가가 가장 낮은 팔마 비율을 뜻합니다. 미국이 자주색 국가에 속하지만, 반대로 유럽의 선진국 등은 모두 파란색입니다.

전희경 : 여러 지표로 미국 소득 불평등의 심각성을 재확인한 기분이 좀 떨떠름하군요. 노벨 경제학상을 싹쓸이하고 새로운 경제 이론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오는 현실인데, GDP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는 소득 불평등 해소를 왜 못할까요? 아니면 안 하는 건가요?

박영철 : 질문에 대한 답은 '노력을 하지만 별 성과가 없다'입니다. 왜냐하면, 소득 불평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미국의 경제 시스템 자체에 내재하고 정치적 해소 의지가 약하므로 '점진적인 개혁 접근법'으로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폴 크루그먼도 구조적인 경제와 정치 개혁 없이는 소득 불평등 해소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소득 불평등의 개선을 위해서는 부자들이 행사하는 정치권력의 힘을 견제해야 한다. 이들 부자 엘리트들의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되는 경제 및 정치 정책과 워싱턴의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전희경 : 세계적 석학이 모인 미국 경제학계와 세계 정치 여론을 이끌고 가는 미 언론계가 진단한 소득 불평등의 근원적 요인이 무엇인가요?

박영철 :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제 이론과 연구 보고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자주 지적하는 경제적 요인을 아래에 요약했습니다.
1. 생산성에 뒤지는 노동 임금 추세 : 1979~2011년 기간 동안 생산성은 75% 향상한 데 반해 중위 임금은 겨우 5% 상승했다. 노동자는 자기 생산성 향상의 몫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2. GDP 대비 노동 소득 분배율의 하락 : 미국의 경우, 1980년대 72%에서 2012년 62%로 하락했다. 반면에 자본 소득 분배율은 증가하여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주장하는 21세기형의 새로운 ‘세습 사회’가 등장하고 있다.

3. 금융 분야의 비효율성과 지배적 횡포 : 월스트리트 금융 재벌과 최고 경영자, 다국적 기업의 탐욕과 비도덕적 임금 체제가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4. '고삐 풀린' 금융가의 규제 완화 : 폐기한 글래스-스티걸 법 재도입과 도드-프랭크 법의 규제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

5. 조세 제도의 비공평성(Unfairness) : 자사주 매입, 스톡옵션 보상, 주가 변동과 연계한 성과급 제도 등이 CEO, CFO, 헤지펀드 매니저의 임금 폭등을 유발하고 있다.

6. 왜곡된 임금 체계 : '주주 우선 자본주의'의 횡포로 CEO와 평균 노동자의 임금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7. 노동조합의 쇠락 : 1960년대 40%선이던 노조 회원 비율이 2013년 11.6%로 하락했다. 그 결과 단체 협상권의 폐기로 중산층의 몰락, 부의 집중, 정경 유착이 심화한다.

8. 강력한 재정 정책의 부재와 사회 안전망의 미비.

9. 세계화 현상 : 다국적 기업의 해외 수익이 증가하고 미숙련 노동자의 임금이 정체한다.

10. 기술 진보 : 특히 정보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고급 인력의 임금과 자본 수익이 급증한다.

11. 무역 자유화 강화의 부정적 영향.

12. 누진세율의 적정선 공박.

13. 교육 기회의 차별화 해소.

14. 인종과 성 차별 문제.
전희경 : 위의 소득 불평등 해소란 정책을 읽어보니 숨이 막힐 정도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박영철 : 네. 성공하기 위해서는 4박자가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소득의 공평한 분배가 시대정신이라는 대전제 아래, 1) 정치인의 강력한 의지 2)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 3) 유능한 각료 인선 그리고 4) 시간입니다. 소득 불평등 해소보다 훨씬 쉬운 미국의 의료 보험 제도(오바마케어)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과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전희경 : 그런데 교수님은 샌더스 후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보시는지요?

박영철 : 그렇습니다. 현 시점에서 샌더스 후보보다 소득 불평등 해소에 대한 이념적 정열과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갖춘 후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메시지,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제 경제적 불의에 싸울 때이다(Enough is enough. It's time for you to stand up to fight this enormous economic injustice)"가 많은 국민, 특히 정치 피로감에 지친 중년층과 정치 무관심에 빠진 젊은이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월스트리트 출신이 아닌 경제학자를 백악관이나 주요 경제부처에 포진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진보학자의 대표 격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폴 크루그먼도 거명되고 있습니다.

전희경 : 샌더스 후보의 메시지 내용은 간결하고 감성에 호소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미 언론이 힐러리와 샌더스 후보의 선택을 '머리냐, 심장이냐'의 선택에 비유하는데, 샌더스 어록에서 이 같은 뜨거운 심장의 박동을 느끼셨는지요?

박영철 : 독자들이 직접 보고 느끼도록 하단에 샌더스의 중요한 어록을 첨부합니다.

전희경 : 인터뷰를 마치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은?

박영철 : 다음 주 화요일의 아이오와 주의 당원 대회 결과가 샌더스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 결과 자체는 평소에 정치에 무관심하고 투표장에 잘 나가지 않는 샌더스의 젊은 지지층이 실지로 얼마나 투표장에 나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샌더스 돌풍이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랍니다.
버니 샌더스 어록

소득 불평등(Income Inequality) 해소

"소득 최상의 15명이 지난 2년간 증식한 자산이 소득 하위 40%의 사람들의 총자산보다 크다."

"상위 0.1%의 총소득 비율이 지난 30여 년 동안 10%에서 22%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위 90%의 총자산 비중은 지난 30년 동안 36%에서 23%로 급격히 줄었다. 30년 전의 자산 비율이 현재까지 유지되었다면, 이들의 자산은 10조 달러가 늘어야 한다."

"내가 과격하다고? 월마트의 소유주 월튼 가의 자산이 가장 가난한 1억3000만 명의 재산보다 크다는 사실, 이런 미국의 현실이 지나치게 과격한 것이다."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가장 심하며, 지금이 1920년대 이후 부자와 빈자의 차가 가장 크다."

"지난 40년 동안 미국의 중산층은 줄어들었으며 빈곤층은 늘어났다."

"중산층 가정의 자산은 2005년 13만 달러에서 현재 8만1000달러로 36% 감소했다."

"노동계급, 중산층을 대표하는 후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 우리는 왜 이것을 참고 있는가?"

월스트리트 개혁 (대마불사 대형 금융 기관의 해체)

"나는 월스트리트의 대마불사 은행들을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마불사 은행은 감옥에 보내기도 어렵도록 크다."

"6개의 대형 금융 기관이 미국 GDP의 60%를 소유하고 있을 때, 그들을 규제할 수 방법이 없다."

"당선되면 내 내각에는 월스트리트를 대변하는 사람들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

"대형 은행 해체와 조세 개혁을 통해 상위 1%에 편중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분배하겠다."

"21세기형의 금융 개혁법을 제정하여 상업 은행과 투자 은행, 보험 회사의 기능과 영업 분야를 분리하겠다."

"월스트리트 투기자에 과세하는 세법을 제정하겠다."

"영리 산업인 현행 신용 평가 회사를 비영리 독립 회사로 전환하겠다."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 경영진의 미 연준 임원 진출을 금지하겠다."

조세 개혁(Tax Reforms)

"1952년에 총연방 세수의 32%이던 법인세가 2014년에 11%밖에 안 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미 연방 세수가 매년 대기업과 부자들의 해외 조세 회피로 인해 약 1000억 달러 손실은 보는 일은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부자 증세와 대기업 조세 해외 기피 단속을 강화하겠다. 그리고 350만 달러 이상의 부동산에 상속세를 신설하겠다."


최저 임금(Minimum Wages) 개선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서 최저 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건 우습고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는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빈곤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방 최저 임금 7.25달러(약 8300원)를 15달러까지 인상해야 한다."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가난에서 해방한다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가난에 머무르게 하는 게 아니다."

무역 정책과 고용 창출

"고용을 감소시키는 환태평양 동반자 무역 협정(TPP)에 반대한다."

"청소년 직업 프로그램에 55억 달러 투자하고 불우 청소년의 일자리100만 개를 창출하겠다."

"5년간 1조 달러를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여 130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무상 등록금(Free Tuition)

"2년제 공공 대학의 등록금을 무료로 하겠다."

"학자금 대출로부터 연방 정부의 수익 창출을 금지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를 대폭 감소하겠다."

"학자금 빚을 덜기 위해 월가 투기꾼들에 연 750억 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겠다."

복지 정책 강화(Welfare System 강화)

"사회 보장 제도를 확대하여 특히 상승 추세에 있는 노인 빈곤율을 내리도록 하겠다. 현재 노인 빈곤율은 10%나 된다."

"55~64세 중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이 은퇴 저축을 못하고, 3분의 1 이상의 노인들이 사회 안전망에 의존하고 산다.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연평균 소득 8300달러(1000만 원 이하)로 살고 있다."

"미국에는 가처분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 수가 수백만 명이나 된다. 월세를 내고, 식료품을 구매하고, 약을 사고 나면 한 푼도 남는 게 없다."

"우리는 사회 안전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영양 프로그램 지원을 늘려야 한다."

전 국민 의료 보험 제도와 보편적 보육 및 유아원 프로그램 제정

"오바마 케어보다 더 포괄적인 전 국민 의료 보험 제도를 제정하겠다."

노동조합 강화

"노동조합 가입 규정을 완화하고 단체 교섭권을 강화하겠다."

"우리는 경영자가 노동자를 마음대로 해고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경영자의 평균 소득이 노동자 평균 소득보다 300배나 많다."

"우리는 일어서 싸워야 한다. 우리는 진정한 변화를 위한 투쟁에 각계각층의 수백만 명 미국인들이 참여하는 '정치 혁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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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교수
전희경

조지아서던 대학교 겸임교수로 보건 정책, 역학을 연구 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경제 분석 및 산업 안전 보건, 노동 환경 정책 연구원으로 일했다. 보스톤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에서 노동 환경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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