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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문재인-안철수, 국민들은 한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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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부겸 "문재인-안철수, 국민들은 한가하지 않다"

"총선 앞두고 전략적 고민해야"…민병두 "수도권 절반만 단일화 하자"

대구에서 총선에 도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의 총선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고 재강조했다. 김 전 의원과 함께 '통합행동'이라는 당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민병두 의원도 전날 "수도권 120석 중 절반만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12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야권의 총선 전망이 어둡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분명히 가장 큰 분열의 책임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안철수 의원에게 물을 것"이라며 "따라서 두 분이 지금 각자 자기 길을 갈 수밖에 없더라도, 적어도 총선이라는 큰 국민적 선택을 앞두고는 뭔가 다른 근본적인 전략적 고민을 하셔야 할 때가 올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안 의원이 '야권연대 없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내고 있는 데 대해 "안 의원께서 창당하는 마당에 당연히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게 맞겠지만, 선거라는 게 어느 정치인 한두 사람이 책임지거나 그들의 도덕적 잣대를 시험하는 수준이 아니다. 대한민국 5000만의 미래 전체가 걸린 문제"라며 "정치적인 격변 상황이 오는데 그 한 사람(안 의원)의 말 몇 마디 때문에 정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안 의원이 '야권연대 없다'고 말했다 해도, 그의 말 몇 마디 때문에 "야권 전체의 미래를 바라보는, 그런 국민들의 강렬한 목소리"를 '정리'하면 안 된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주장이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해서 너무 빨리 정리할 필요는 없다. 그 과정에서는 분명히 국민들의 요구라는 또 다른 어떤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겸손하게 생각하는 게 어떨까 싶다."

김 전 의원은 야권의 분열상에 대해 "그 분들이 잘 했다 못 했다를 떠나서, 우리끼리 자꾸 이렇게 갈라지는 게 제 눈에는 결국 '2등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이렇게 야권이 지리멸렬하게 갈라져 잘났느니 못났느니 하면서 2등할 만큼 국민들의 삶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그런데 그런 근본적 고민이나 토론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서로 불신하면서 갈라지고, 갈라진 다음에도 서로 비난하는 모습은 정말 상처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간 문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워 왔던 김 전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을 향해서도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더라도, 지금 여당이 압도적인 정치지형인 건 맞지 않느냐. 이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경시킬 만한 대안은 내놓은 게 없다"며 "자꾸 야권 내에서 정리를 다시 함으로써 제3당이 된다는 것은 기왕에 있는 야권이 둘로 갈라진다는 것이지, 거기서 뭔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직 많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김부겸 '전략적 고민'은 무슨 뜻일까…김부겸은 출제편, 민병두가 해답편?

김 전 의원은 당내에서 '통합행동'이라는 모임을 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최근 탈당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과 송영길 전 인천시장, 김영춘 전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정치개혁의 새 물결에 헌신하느냐, 대통합의 밀알이 되느냐의 지점에 깊은 고민이 있다"고 갈등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반면 민병두 원장이 '페이스북'에 쓴 글을 보면, 김부겸 전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얘기와 일맥상통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민 원장은 전날 작성한 글에서 "여론조사와 현장 민심을 보면 '국민의당'은 거품이 아닌 현실"이라며 "새누리당 35%, 더민주-국민의당 20% 안팎의 '1강 2중' 구도가 빠르게 변화할 것 같지 않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2012년 원내 재진입 후 당내 '전략통' 중 하나로 꼽혀온 민 원장은 "1강 2중 구도는 정치 세계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3백 개의 의석을 현재의 여론조사 분포대로 나눠갖는 게 아니라 (1강인 새누리당의) 완전 독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문 대표를 향해서도 "조기 선대위나 인물영입만으로는 1강 2중 또는 1강 1중 1약 체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면서 "수도권 120석 중 절반만 후보 단일화하는 목표를 세우자"는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민 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첫째, 120석 전부를 단일화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둘째 설령 120석 전부를 단일화할 수 있다고 해도, 이 경우 오히려 중도 무당파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지지(세)와 외연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셋째, 수도권 절반 60석 단일화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호남과 비례대표에서 경쟁적으로 얻는 의석과 수도권 절반단일화로 얻는 의석 숫자를 합치면 모든 법안의 일방적 처리를 저지할 수 있는 120석 이상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심어주게 된다"며 "따라서 야권 지지자들이 '둘 다 망할 것'이라는 절망에서 벗어나 투표장으로 가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원장은 그 외에도 △강원·충청 등 중부권에서도 자연스러운 후보 연대가 일어날 수 있고, △이런 분위기가 잘 조직되면 '3강 구도'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대 효과로 꼽았다. 단 그는 "물론 호남은 자유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진보정당에 대한 배려도 잊지는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민 원장은 그러면서 "하여간 그 기간까지는 양당이 최대한 노력해서 서로 비방하지 말고 각자의 입장에서 새누리당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새로 영입한 인사를 새누리당과 어떻게 대결하게 할 것인가 같은 유의미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 원장의 이같은 '헌책'은 지난달 30일 김 전 의원이 "감정을 자극하고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문·안 양측에 호소한 것을 상기시킨다. (☞관련 기사 : 김부겸 "문재인·안철수, 증오 발언 자제하라")

"대구 수성갑에 김문수 빼고 최경환 투입? 뭐 그렇게까지 하는지…"

김 전 의원은 당내 상황 수습을 위해 문 대표가 자신에게 선대위원장 직을 제안했다는 것을 시인하며 "저도 그때 참 고민을 많이 했다. (선대위원장은) 정말 내 정치생명을 걸고 도전해도 될까 말까 한 혹독하고 어려운 과제였는데, 제가 이미 대구에서 지역주의를 한번 넘어보자고 천명한 바가 있다"며 "이 과제와 당 살리는 과제를 제가 동시에 할 수는 없겠더라. 제가 능력도 안 되고, 동시에 하겠다는 건 오만이고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결국 저는 대구 시민 곁에 있는 것이 바른 선택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손학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 예상을 내놓으며 "어려울 때마다 그 분을 불쏘시개로 쓰고는 또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항상 정체성 시비를 건다든가, 혹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채찍을 쳐서 험지로 떠밀었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그걸 생각한다면 더 절박할 때, 정말 이 분조차 힘을 보태지 않으면 야권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있을 때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서로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손 전 대표 보고 불쏘시개 역할을 하라고 하면 그 분도 사람인데 감당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진행자가 '김부겸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서 새누리당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수도권으로 옮기고 친박 핵심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출마시킨다고 한다'는 질문을 하자 웃으며 "저로서는 누가 오시든 최선을 다할 뿐인데,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든다. 제가 그렇게까지 모질 게 한 건 아닌데 굳이 저 하나 잡겠다고 이렇게 거물들을 계속 내려보내야 되는 건지…"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지나치게 상식에 어긋나게 해야 될 이유가 있느냐"며 "우선 여기 계시는 분, 열심히 뛰고 계시는 분을 수도권에 차출한다는 것 자체도 정치적 상식에 안 맞는 얘기"라고 했다.

이날 친박 중진인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구 수성갑을 비롯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른바 '진박 재배치'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 "아직 시간이 세 달 이상 남아 있는데, 지금 상황을 가지고 그게 그대로 고정될 리도 없는 것"이라며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유 의원은 '김문수 전 지사는 상당히 오랫동안 그 지역에 공을 들였음에도 김부겸 전 의원과 격차가 있는데도 더 기다려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 분은 오랫동안 그곳에 계셨습니다만, 경쟁후보는 더 오래 전부터 있었지 않느냐"며 "그러니까 거기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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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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