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교수의 영입 사실을 발표하며 "김선현 교수는 국가적 트라우마가 있을 때 가장 먼저 그곳에 달려가는 현장 전문가"라며 "위안부, 천안함, 연평도,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등 국민이 가슴아픈 현장에는 언제나 김 교수가 함께했다"고 했다.
김 교수의 전문 분야인 미술치료는 사고나 범죄 피해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을 미술을 통해 치유하는 심리치료의 일종이다. 더민주는 그의 이력을 소개하면서 "임상 미술치료 신분야의 개척자이며,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의대 교수로 일하는 융합형 인간으로 현재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과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후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입당 인사말에서 "정치를 바꿔야 치유되는 상처가 있다"며 "저는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로 아동·청소년·노약자·소외계층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저 혼자만의 능력과 의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 앞에서 상처와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고 정치 입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하고 싶다"며 △국가적인 재난·사고 심리지원 관리 지원행정 체계 구축 △재난 경험자의 심리적 충격 극복 및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재난심리지원 운영 시스템 구축 △심리지원전문가 양성과 교육·연구 △재난·사고 취약계층인 노인과 청소년, 여성과 어린이들이 안전한 사회 만들기 △사건의 사전 예방 등을 자신이 정치에서 이루고 싶은 목적으로 들었다.
입당 회견문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김 교수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이 숨졌으며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600일이 지났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절망감과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고 있으며, 오히려 세월호 참사를 애써 외면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세월호 참사로부터 아이들과 많은 이들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라며 "의무를 다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표도 "정치도 결국은 국민의 아픔, 상처를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그런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국민과 더불어 민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24주년이 되는 날임을 언급하면서 "김 교수가 당에 온 것은 특별히 뜻깊은 의미가 있다"며 "김 교수는 7년 동안 미술치료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드린 분"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 지난 7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임상 미술치료를 시행했고, 현재도 위안부 문제 진상규명 및 기념사업 추진 민간 TF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사태 후에도 안산 트라우마센터 프로그램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교수는 입당식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화선 할머니의 그림 <결혼>을 당에 전달하며 "이 그림을 당에 드리고 싶다. (당이) 역사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혼>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나도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김 할머니의 소망이 담긴 그림으로, 김 할머니가 김 교수와의 미술치료 과정에서 그린 것이다. 김 교수는 "전체적으로 칠해진 노란색의 바탕은 희망과 치유를 바라는 마음의 색"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전례를 살피면, 김 교수 영입은 2012년 당시 새누리당이 신의진 연세대 교수를 영입해 비례대표 공천을 준 일과 비견될 만하다. 신 의원은 당시 조두순 아동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나영(가명)이의 주치의로 알려졌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의해 영입돼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전문 분야가 각각 심리의학과 미술치료인 점도 비슷하다.
※다음은 김 교수의 입당 회견문 전문.국민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겠습니다안녕하세요? 김선현 교수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첫 인사를 드립니다.여러분은 김화선 할머니를 아십니까? 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치료를 7년 가까이 진행해 오면서 누구보다도 이 할머니들의 아픔과 상처의 트라우마를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 김화선 할머니가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할머니는 15살 때 위안부로 끌려갔고 해방 후 결혼도 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저를 만날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억울해서, 몸이 아파서 우셨습니다."할머니,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결혼. 나도 유행하는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해서 여자로 행복하게 살고 싶어."전체적으로 칠해진 노란색의 바탕은 희망과 치유를 바라는 마음의 색입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이 그림을 당에 드리고 싶습니다.역사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개인이 아닌 시스템과 제도의 문제입니다저는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입니다. 유아·아동·청소년·노약자·소외계층의 상처와 아픔의 치유하기 위해 상처와 갈등, 문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상처와 갈등이 있는 곳에서, 저 혼자만의 능력과 의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 앞에서, 저 역시 상처와 좌절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으로써 해결 할 수 없는 법적인 문제와 사회의 구조적 문제, 구멍 난 시스템이라는 벽에 부딪힌 것입니다.치료가 꼭 필요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조금만 조기에 치료하면 큰 병과 문제로 까지 확대되지 않아도 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정치를 바꿔야 치유되는 상처가 있습니다.국가는 국민을 보호해 주는 방패막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들은 서민과 약자를 방치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상처를 치유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을 원하고 있습니다.저는 정치에 입문하며,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1. 재난과 사고에 국가적으로 심리지원 관리 지원행정 체계 구축을 하고 싶습니다.2. 재난 경험자의 심리적 충격 극복및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재난심리지원 운영 시스템 구축을 하고 싶습니다.3. 재난과 사고 피해자의 심리관리 지원을 위한 심리지원전문가 양성과 교육,연구를 하고 싶습니다.4. 특히 재난과 사고에 취약한 계층인 노인과 청소년, 여성과 어린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하고 싶습니다.5. 사건후 치유와 무엇보다 사전 예방에도 힘쓰고 싶습니다.국가의 의무를 확인해야 합니다세월호 참사로 인해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이 숨졌으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600일이 지났습니다. 국민들은 절망감과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고 있으며, 오히려 세월호 참사를 애써 외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부터 아이들과 많은 이들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고통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존자, 유가족은 직접적인 피해자로서 육체적, 심리적 상처를 치유받지 못하고 상처는 더욱 커지고, 사회와 단절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대구 지하철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등 한국 사회 내에서 재난과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난과 사고는 필연적으로 육체적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은 피해자를 발생시킵니다.국가는 재난과 사고로부터 상처를 받은 국민을 치유하고 사회로 정상적인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육체적 심리적 상처를 받은 국민이 적절한 시기에 치유받지 못한다면 제2차의 새로운 피해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입니다. 의무를 다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국민의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합니다정부와 여당뿐만 아니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민이 받은 상처에 대한 치유와 회복에 부족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저의 당이 되는 더불어민주당부터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당과 함께 정치를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고, 국가를 바꾸는 길에 함께 할 것입니다. 상처받아 찢어진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이제는 정치와 국가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저는 국민의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의 정신적 건강 뿐 아니라 정서적 건강, 심리적 건강과 그리고 사회적, 국가적 건강도 아우르는 총체적 건강의 조화를 이루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상처받은 국민이 치유받고 회복될 수 있는 정책의 제안과 실현으로 국민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의 정상적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는 더불어민주당으로 거듭나는데 조그만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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