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지낸 조국 서울대 교수가 야당의 선대위 구성에 대한 구체적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조 교수는 혁신위원 시절 당내 비주류 일각으로부터 '친노'라는 공격을 받았다. 마침 조 교수가 이 글을 올린 날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조기 선대위 구성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관련 기사 : 문재인 "조기 선대위 체제로 가겠다")
조 교수는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온라인 입당 열풍에 자족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이야말로 새정치연합이 제대로 혁신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선대위를 혁신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선수(選數) 높은 사람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새 인물들이 대거 앞장 서는 '세대교체형 선대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젊은 신진인사, 사회적 신망 있는 인사, '비노'로 평가 받는 인사 등이 우대받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이니만큼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 수 없지만, 선대위에 100% 자율권을 주고 △자신이 맡고 있는 인재영입위원장 일 △범(汎)야권연대 및 통합 활동 △시민사회와의 연결 강화 등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의 제안은 당 내 중진 의원들 및 수도권 의원들의 의견들과 비교된다. 이날 문 대표가 '조기 선대위 체제'를 공언한 후, 당 중진 의원들은 "20대 총선에 관한 모든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회는 일상적인 당무만 보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상희, 김영주, 김현미, 우상호 의원 등 범주류에 속한 이들을 포함한 '수도권 국회의원 모임'은 "중진 모임이 당내 상황 타개를 위해 제안한 조기 선대위 구성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대표와 최고위원회는 12월 중으로 선대위를 구성한 후, 선거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선대위로 위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히면서도 "대표는 일상적 당무와 함께 야권의 연대와 통합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수는 또 "당 중진들이 자발적으로 백의종군 릴레이를 해야 한다"며 "정치적 민주화를 이끌어낸 60년 역사 정당의 중진답게 과감한 결단을 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호남 민심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탈당파 호남 의원에 맞서, 능력 있는 신인과 혁신적 거물 등을 대거 발굴해 영입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광주 지역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빈자리를 새로 발굴한 참신한 인물로 채워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조 교수는 "나는 김상곤 혁신안에 대한 부정에서부터 탈당에 이르기까지 안철수 의원의 선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안철수 신당'을 비판한다고 표가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중도보수와 중도진보의 연합정당, 호남·'친노'·진보적 시민사회 등의 연합정당, 문재인·박원순·안철수 등의 연합정당이었으나 안 의원의 탈당으로 이러한 연합은 깨졌다"며 "탈당 전 '문-안 공동비대위장으로 혁신 공동실천'을 제안하며 연합을 유지하려 애를 썼으나 소용없었다. 호남 현역 의원들 외에 수도권 '반노' 의원들도 추가 탈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안 의원 탈당 직후 나는 문 대표와 안 의원 측이 서로 비방하지 말고, 안철수는 '중도' 쪽으로 문재인은 '진보' 쪽으로 가서 각자의 영역을 강화·확장하고 이후 사안별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안철는 '중도'의 깃발 아래 호남을 장악하고 반(反)문재인 세력을 모으려 한다. 그리고 야권연대 거부를 공언했다"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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