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밀어 부치고 있는 의료영리화 정책은 미국처럼 전문의약품 가격을 폭등시킬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제약회사 대표로 전문의약품 가격을 폭등시켜 사회적 지탄을 받은 마틴 슈크렐리(32)가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펀드 매니저 시절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가 됐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전문의약품 가격을 폭등시킨 자의 말로라는 점에 통쾌해 하고 있다.
지난 9월 제약사 튜링 대표 슈크렐리는 주로 임산부들이 걸리는 톡소플라스마증의 유일한 치료제이자 암 및 에이즈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치료제 다라프림의 가격을 한 알에 13.5달러(약 1만6000원)에서 750달러(약 88만원)로 55배 이상 올리는 결정을 했다. 이 결정은 현재 미국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 힐러리 클린턴이 공개적으로 분노하며 제약사들이 멋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규제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경고하는 사례로 인용되기도 했다.
전문의약품 폭등시켜도 통제 안되는 미국 의료 체계
다라프림 가격 폭등 사건은 미국에서 전문의약품 가격에 대한 통제가 전무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제약사 튜링은 지난 8월 5500만 달러에 다라프림의 미국 내 판권을 매입한 뒤 판권 매입에 들인 비용을 최대한 빨리 뽑아내기 위해 이같이 가격을 55배나 올리는 결정을 했다. 슈크렐리는 지난해 제약사 레트로핀 대표로 있을 때는 신장약 싸이올라의 독점권을 확보한 뒤 한 알 당 가격을 1.5달러에서 30달러로 20배나 올린 전력이 있다.
지난 5월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서 이 문제에 개탄하기도 했다. 사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부정맥 치료제 가격이 하루에 200달러에서 순식간에 1300달러로 뛸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을 진단받으면 연간 최소 5만 달러의 약값을 지불하게 된다. 1990년대에 출시된 1세대 치료제는 원래 연간 약값이 8000달러에서 1만1000달러 정도였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전문의약품 가격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환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다.
왜냐하면 신약이 출시된 이후 오히려 약값이 치솟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는 처음 출시됐을 때 8700달러였는데. 지금은 6만2400달러나 된다. 제약사는 치료제 개발에 따른 비용과 위험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에 약값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판된 지 62년이나 된 다라프림에서 보듯 멋대로 가격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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