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4일 스스로를 애플 사(社)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에 비겨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주도권 다툼 끝에 전날 탈당을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경로당을 찾았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주였는데 존 스컬리 대표에게 쫓겨났다"며 "그 다음 결과들은 스티브 잡스 몫"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스티브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창업했으나, 1985년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존 스컬리에 의해 회사를 떠났다.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최대 히트작 '아이폰'을 내놓으며 애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출신인 안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처지를 IT업계의 옛일에 비겨 말한 것이 흥미롭다는 평이다. 또 자신이 새정치연합의 '창업주'임을 상기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이날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지금 지역구에 재출마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제 (탈당을) 발표하고 처음 방문하는 곳이 저희 지역 어르신"이라며 "변경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향후 정치 세력화 행보에 대한 질문에 그는 "국민 말씀부터 듣겠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우선 여러 분들을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다"며 "15일에는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대로 부산을 가고, 17일 정도에는 광주에 가서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나 정운찬 전 총리,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 만나 함께 신당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국민 말씀부터 듣겠다", "지금은 국민 말씀 듣는 게 우선"이라고만 했다.
문병호 의원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동반 탈당' 이슈에 대해 안 의원은 "그 의원들과 이야기가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사실 어제 정론관으로 걸음을 옮기면서도 문 대표가 '당을 살리기 위해 어떤 제안도 다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길 기다렸다"며 문 대표가 자신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날 문 대표의 측근인 진성준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안 의원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면서 (문 대표와) 전화통화를 한 순간에 문 대표는, '혁신 전당대회' 자체를 받겠다는 말보다도, 그런 가능성까지를 다 열어놓고 무엇이 혁신을 위해서 정말 바람직한 길인지를 서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까지 열어놓고 논의하자고 했다는데?'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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