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국정 교과서 반대를 비롯, 박근혜 정부의 각종 실정의 성토장이 된 지난 14일 10만인 시위대를 '폭도'에 비유하는가 하면 "파리의 IS 테러보다 더 혼란스럽다"는 비유도 등장했다. 극우 사이트인 '일베(일간베스트)' 등에서 제기된 의혹을 언급하며 경찰의 물대포 직사를 맞은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진 원인이 시위대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나왔다.
새누리 이한성 "파리 IS 테러보다 광화문 시위가 더 무법천지"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19일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요즘은 동영상이 좋아서 전세계에 전파돼 가지고 우리나라가 무법천지처럼 (비쳐진다.) 프랑스 파리의 IS 폭파(테러) 지역처럼, 아마 (IS테러 현장보다) 더 혼란스러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마치) 반군지역으로 비쳐진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시위 현장에서 아주 교묘하게 복면을 쓰고 선글라스를 쓰고 떼로 몰려다니면서 특정 민주노총 위원장을 호위해가면서, 무슨 무기를, 무기에 해당되죠. 접이식 사다리와 못 빼는 자루(노루발못뽑이)와, 새총까지, 이렇게 (가지고 다니는데)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미국에서는 경찰관의 정당 행위, 정당 방위 이것이 너무 늦게 인정돼 애꿎은 희생자가 생겨왔다. 제가 알기로 미국 사회에서 경찰관이 범죄를 진압하다가 정당방위 내지는 정당행위로 죽는 사람이 약 400명이라고 한다. 엄청난 숫자가 정당방위, 정당행위로 취급되면서 그것이 이제 (미국에서는) 대배심에서 불기소 처분 되는 것 아니겠나. 국민들이 그래서 법질서 속에 꼼짝도 못하는 현실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이게 너무 무법천지가 돼 가지고, 국민들이 무서움에 벌벌 떤다. 어디 (시위 장소를) 거쳐 가겠나. 영업도 못할 뿐만 아니고 통행도 못하고, 새총에 머리를 맞을지 눈알을 맞을지 모르는, 이렇게 시민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이런 사태가 온 데 대해 저희 검찰 책임도 크다. 만약 제가 총장에 취임하게 되면 집회 시위 문화 정착,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저희가 수사 기소, 양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새누리 김진태 "국가 전복 위한 이적단체가 일으킨 폭동"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당시 시위 영상을 상영한 후 김 후보자에게 "이게 폭력 시위냐 폭동이냐. 화면 좀 보라. 이게 폭동이 아니냐. 113명의 우리 의경이 다치고, 버스 50대가 부서지고 3대가 완파됐는데도 폭동이 아니냐"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여기에서 나온 구호가 뭐였냐. 진격하라 청와대로. 갈아 엎자 세상을"이라며 "대통령도 안 계신 청와대 쳐들어가서 난장판 만들고 세상을 바꿨으면 지금 이 청문회도 할 수 없는 거예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 의원은 "또 나온 구호가 뭐냐. (김수남 후보자가)이석기 사건 담당했지 않나. 그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것이다. 이석기가 어떤 사람인지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그걸 석방하라고 떼로 몰려가서 때려 부수면서…. 이게 폭도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을 해체하라고요? 그냥 아예 해체하라는 거잖아. 해체"라고 반말을 한 후 "이게 헌법 질서 문란 아니냐. 이게 폭동이면 법적으로 뭐가 되느냐. 집시법? 폭력행위? 천만에요. 당장 소요죄 검토하라. 형법 115조 소요죄. 다중이 집합하여 폭행 협박 손괴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며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에서 여야의 정권이 어떻게 가든 간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있지 않나. 이것을 부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지난 폭동에 가담한 사람들이다. 그 주동자는 우리 국가 체제를 전복시켜야 한다는 사람이다. 청와대에 가서 세상을 뒤엎자는 데, 우리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주동을 했다. 거기 반국가단체들, 이적단체들이 있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라며 김 의원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새누리 김도읍, '일베' 주장 그대로 읊어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현재 SNS 상으로 나도는 동영상이 있다. 약간 모호하지만 빨간 상의를 입은 어떤 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백남기) 농민에게 주먹질을 한 것 처럼 보이는 그런 영상이 찍혀 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의혹은 일베 등 극우 사이트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그 농민 가족들이 (경찰청장을) 고소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농민의 상해 부위라든지, 현재 위중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명백하게 수사 초기에 상황들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것은 제가 SNS 상에 떠도는 동영상을 보고 하는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직사로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진 이유를 시위대의 폭행에서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도 해당 동영상을 상영한 후 김 후보자에게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말하는 빨간 우의를 입은 이는 백남기 농민이 실려나오는 데 경찰 당국이 또다시 물대포를 쏠까봐 이를 막으려 한 것이며, 실제 백남기 농민을 향해 날아오는 물대포를 막다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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