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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무력충돌? 우리의 선택은…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견제

요즘 동북아정세가 요동친다. 중국의 급성장과 도전에 따른 미국의 견제와 봉쇄 때문이다. 급속하게 떠오르는 중국과 점진적으로 쇠퇴하는 미국이 동북아 패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 8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2대가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며 남중국해 난사군도 (南沙群島) 인공섬 주변 상공을 비행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10월 27일엔 미국 군함이 중국이 영해로 주장하는 인공섬의 12해리(약 22km) 안으로 들어섰고, 11월 5일엔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항공모함을 타고 남중국해를 순시했다. 중국이 2014년부터 난사군도 주변에 인공섬을 건설하며 영유권을 주장하자 미국이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다.

2년 전인 2013년 11월엔 동중국해 주변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이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자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전략폭격기 2대를 이 구역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중국은 "경고를 무시하고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하면 격추시키겠다"고 경고하며 즉각 전투기를 출격했다. 2014년 8월엔 동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국 잠수함 초계기에 부딪다시피 가까이 비행했다고 보도되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상에서나 공중에서 자칫하면 무력충돌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어온 것이다.

한편, 지난 10월 5일엔 중국을 통상외교적으로 견제·봉쇄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이 타결됐다. 그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의 규칙을 쓰도록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그 규칙을 마련해 미국 상품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1970년대 말부터 30년 넘게 연평균 10% 이상 경제성장을 기록해온 중국에 대해 같은 시기부터 같은 기간 동안 해마다 무역적자를 기록해온 미국이 몸부림치는 것이랄까.

▲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 ⓒAP=연합뉴스

중국의 급성장과 도전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해 1992년 본격적으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며 30년 이상 연평균 10% 안팎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 (WTO)에 가입하면서 무역 규모도 급속하게 증대되었다. 2009년엔 독일을 제치고 세계 제1 수출 대국이 되었고, 2010년엔 일본을 추월해 세계 제2 경제 대국이 되었다. 2012년엔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제1 무역 대국이 되었으며, 2014년엔 구매력 GDP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 경제 대국이 되었다.

중국은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1990년대부터 국방비를 연평균 10% 이상 늘리며 군사력도 크게 증강시켜왔다. 2010년부터는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군사 강국들보다 2배 이상 많은 국방비를 지출해오고 있다. 1999년엔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렸고, 2009년엔 미국 항공모함을 추적하여 격침시킬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중거리 지대함(地對艦)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2011년엔 미국의 레이더를 피해 날아갈 수 있는 스텔스(stealth) 전투기를 개발했으며, 2014년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을 뚫을 수 있는 마하 10(시속 약 1만 2000km)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2015년엔 핵잠수함의 항해에도 성공했다.

중국은 특히 해양 전력을 본격적으로 증강시키며 대만해협을 포함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개입을 무력화하는 작전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과 가까운 바다에서는 미국 함대의 접근을 막고, 조금 더 먼 바다에서는 미국 함대의 작전을 방해하겠다는 내용으로, 이른바 '접근반대 및 지역거부'(anti-access and area-denial) 전략이다. 2013년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고, 2014년부터 남중국해 난사군도 주변에 인공섬을 건설한 이유다. 머지않아 남중국해 상공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리라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와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2013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태평양은 미국과 중국 둘 다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며 같이 나눠쓰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새로운 대국관계'를 요구하는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다.

미국의 견제와 봉쇄

위와 같은 중국의 급성장과 도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와 봉쇄는 1990년대 초 냉전 종식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끝나자 미국은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국가로 간주하고 중국을 견제하며 봉쇄해온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일본과의 군사동맹 강화다. 미국은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내놓고, 1997년엔 일본 자위대의 무력행사 범위를 확장하는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발표하며,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일본의 재무장을 막고 있는 '평화헌법'을 수정하여 '정상국가'가 되도록 촉구하면서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해왔다.

2013년엔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중국해 센카쿠(尖角列島)/댜오위다오(釣魚島)를 일본의 관할지역으로 인정했다. 아울러 이 지역에 대한 미군의 자동개입을 확인하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4년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관한 헌법 해석을 변경함으로써 사실상 평화헌법을 고쳤고, 미국은 이를 반영하려고 2015년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다시 개정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해 2011년부터 아시아로 '회귀'(pivot)한다거나 아시아에서 '재균형'(rebalancing)을 이루겠다는 정책을 펼쳐왔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접근반대 및 지역거부' 전략을 무력화하겠다며 대외전략의 중심축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겠다는 새로운 전략지침을 확정한 것이다. 2020년까지 미국 해군함정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증강 배치하면서 일본, 한국 등과의 군사동맹 및 호주, 필리핀 등과의 군사협정 그리고 이 지역에서 실시해 온 양자 및 다자 간의 군사훈련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렇듯 미국은 중국 견제 및 봉쇄를 위해 아태 지역의 군사력을 증강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8년부터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예산 통제법' (Budget Control Act)을 만들어 10년 동안 거의 5000억 달러에 이르는 국방비를 줄이기로 했다. 일본과 한국의 재정분담이 필요한 이유다. 이 때문에 일본과의 군사동맹 강화를 넘어 한-미-일 군사공조 강화까지 추진하며 중국의 반대와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남한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겠는가. 앞으로 이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거세질 텐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 이 글은 2015년 11월 16일 해남평통사 초청으로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강연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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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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