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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푸틴, 동변상련 처지 되나

[분석] 러시아 여객기 사고 IS 보복 가능성에 전세계 비상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미국과 영국은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폭발테러 가능성'으로 몰아가고 있는 반면, 러시아와 이집트는 "섣부른 추정"이라고 일축하는 대조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여객기 추락, 'IS 폭탄테러설' 강력 대두)

미국과 영국은 양국 정상들까지 직접 나서서 '폭탄 테러'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CBS의 시애틀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폭탄 테러로 여객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객기에 폭탄이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같은 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테러범의 폭탄 테러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블라미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공식적 사고조사에서 도출된 자료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이집트 역시 항공장관이 나서서 "폭탄 테러 가능성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나 기록은 아직 없다"고 반박했다.

이렇게 사고 원인에 대해 대조적인 입장을 보이는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은 IS에 대한 섣부른 공습으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IS를 상대로 전쟁 명분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러시아 여객기 추락이 IS의 폭탄 테러 공격으로 드러나면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 러시아 여객기가 IS의 폭탄 테러로 추락했을 가능성 있다는 정보 판단에 따라 영국이 자국 비행기 운항을 중단시킨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AP=연합뉴스

"테러와의 기나긴 전쟁, 격화된 전환점 될 가능성"

CNN은 6일 "IS 또는 IS 연계 테러집단이 이집트 상공에서 러시아의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는 정황은 9.11 사태 이후 최악의 테러 공격 사건일 가능성을 제기할 뿐 아니라, 수십년에 걸친 테러와의 전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걸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고, 추종자들에게 서방에서 개별적인 테러 공격을 일으키도록 선동하는 단계를 넘어, 민간 시설을 상대로 대규모 사상자를 내는 공격으로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CNN은 "이번 참사로 미국은 안보, 외교 및 정치적으로 복잡한 새로운 문제를 무더기로 떠안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가장 내세울 만한 업적의 하나로 꼽은 알카에다 핵심세력의 제거와, 9,11테러 이후 14년 동안 전반적으로 미국 시민권자들을 테러 공격으로부터 지켜냈다는 미국 정부의 성과가 위협받게 됐다는 것이다.


CNN은 "여객기 추락이 IS와 관련됐을 가능성은 미국인들에 대한 가공할 만한 공격이 가할 새로운 잠재세력을 어른거리게 한다"면서 "민간 여객기를 공격할 동기와 역량을 갖춘 또다른 이슬람 조직이 생긴 것이라면, 다음 목표물은 미국의 여객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의 중동 평화 협상가 출신으로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의 부소장을 맡고 있는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이번 사건은 기나긴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자 한층 격화된 국면으로 접어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공격에 대비해 완벽하게 자국민들을 보호할 방법은 극도로 어려울 것이며,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중동의 수렁'에 휘말리나


여객기 추락 사고가 IS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미국을 목표로 한 비슷한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골머리를 앓게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중동지역에 대한 오바마의 정책의 전제가 무너지는 상황도 맞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해외 지역에서 미국이 오랫동안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또다른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극도로 피해왔다.

오바마는 당초 IS가 알카에다와 같은 전세계적으로 위협적인 존재로 위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일축했다. IS 대학 초년생들의 동아리 모임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이제 중동에서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힘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종전을 선언한 이라크에 다시 병력을 보내고, IS를 상대로 공습하는 결정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다. 또한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을 돕기 위해 특수부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라크에서처럼 시리아에도 지상군을 투입한 것이다. 모두 절대 하지 않겠다고 미국 국민들에게 약속한 결정들이다.

여객기 추락이 IS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미국 정부는 중동 지역에 대한 목표와 전략 전반에 걸쳐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여객기가 IS에 의해 추락한 것이라면 IS의 적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지원하기 위해 공습을 한 러시아가 IS에게 혹독한 보복을 당한 것이 된다.

푸틴은 그동안 미국과의 갈등을 무릅쓰고 중동 지역에서 러시아의 의도를 관철해왔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리아에 대한 개입을 더욱 강력하게 밀고 나가 미국과의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시리아의 IS를 대상으로 공습을 해왔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공격이 대부분 아사드 정권과 싸우는 반군에게 가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IS가 러시아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면, IS가 러시아의 주적이 되면서 미국과 IS 격퇴라는 같은 목표를 갖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여객기 추락이 IS의 보복으로 드러나면, 푸틴은 시리아 내전 개입으로 '시리아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지는 실책을 저질렀다는 정치적 공격을 받게 된다. 러시아 측이 사고 원인에 대해 'IS의 폭탄 테러 공격' 가능성을 인정하기를 꺼리는 모습도 이와 관련이 있다.

여객기 추락이 IS의 폭탄 테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오바마도 푸틴처럼 정치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가뜩이나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에 소극적인 대응을 해서 IS가 미국 등 서방권을 공격할 의지와 역량을 가진 집단으로 성장했다고 공화당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이번에 추락한 것이 러시아 여객기가 아니라 미국 국적기였으면 어쩔 뻔 했느냐"면서 오바마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

이미 러시아 여객기가 IS가 기획한 폭탄 테러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공화당 대선 후보 린지 그레이엄은 "이 전쟁은 공습으로 이길 수 없으며,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젭 부시도 "IS가 국가처럼 존재하면서 매일 힘이 커지고 있다"면서 "오바마는 IS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IS를 격퇴시켜 더욱 안정된 이라크와 시리아가 건설되도록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 분석으로 폭탄 테러 공격에 무게를 둔 영국은 러시아 여객기가 이륙했던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 공항에 대해 영국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전세계 항공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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