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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前 대통령 "유시민은 노무현과(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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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前 대통령 "유시민은 노무현과(科)"

봉하마을 환영행사서 '후계자' 낙점(?)

김해 시민들과 노사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뜨겁게 환호했고 노 전 대통령은 특유의 사자후로 화답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연설 말미 유시민 의원을 지목해 "이 사람은 노무현 과(科)다"며 단상으로 불러올려 지지자들에게 인사시켰다. 지지자들도 '유시민'을 환호했다. 마치 정치적 '의발'을 전수하는 모습이었다.

"노무현식 정치했지만 신뢰를 못 얻은 것 같다"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환영메시지, 지역 문화단체와 학생들의 축하공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상 축하메시지 등에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선 노 전 대통령은 빗줄기가 오락가락 하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한 시간 여 가까이 특유의 달변을 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여러분 덕분에 대통령이 됐으나 분명히 자기 개성을 갖고 대통령이 됐다"면서 "분명히 노무현식 정치를 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지난 5년에 대해 만족한다는 것.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혁신과 개방, 분권, 교육과 평화체제를 구축했으나 국민들의 신뢰는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기득권 세력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잘 사는 진보 구축이 한국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 ⓒ연합

노 전 대통령은 특히 "신의와 소신의 정치가 필요하다"면서 "정치 이전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가장 좋은 정치인이라고는 말 못하지만 대한민국에 저 같은 정치인이 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가장 어려울 때 저를 지켜준 사람이 있다. 어려울 때 견디는 정치인이 진짜 정치인"이라며 유 의원을 지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노무현 과에 속하는 정치인이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꼭 소개하고 싶다"고 유 의원을 단상에 끌어올려 그의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단상에 올라온 유 의원은 한참을 사양하다 "지난 5년간 나라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유시민' 환호가 이어지자 노 전 대통령은 "유시민 말고 노무현 하자"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로 인해 유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완전히 공인된 모습이었다.

"노무현 종자 좀 키워달라"

환영행사를 마친 노 전 대통령은 사저 정문 앞에서 고유제를 올리고 권양숙 여사 및 아들, 딸과 함께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여전히 어수선했다. 주택 공사 자체는 거의 완료된 것처럼 보였지만 사저 진입로에 블록도 반 정도 밖에 깔려 있지도 않았고 전체적으로 정돈되지 못한 느낌을 남겼다.

이에 앞서 밀양역 앞 광장에서 벌어진 환영행사장에도 약 2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노 전 대통령 내외를 환영했다.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된 기초단체장인 엄용수 시장은 노 전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이했다.

노 전 대통령도 "내가 김해가 고향이지만 부산 동구도 지역구였고 서울 종로도 지역구였고 떨어졌지만 부산 강서도 지역구였는데 이제는 밀양도 지역구로 삼겠다"고 화답하며 "경남에 노무현의 종자들 가운데 딱 한 사람 엄 시장만 당선됐는데 이 종자도 괜찮은 종자니 여러분이 잘 키워주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가 제일 마음이 아픈 것이 나 때문에 고향 경남 주민들까지 욕 먹는 것 아닌가 싶었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날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소통할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밀양역으로 향하는 KTX열차 안에서 기자들과 약식 간담회를 갖고 "참여정부와 차별화보다는 스스로의 창조적 비전과 전략을 갖고 창조적 정치에 매진해주면 좋겠다"고 이명박 정부에 당부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가) 잘하지 않겠느냐. 특별히 잘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한 이후 각 객차를 돌며 동승객들과 인사를 나눈 후 기자들이 탑승한 객차에 들러 즉석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직설적 언급은 피했지만 하고 싶은 말도 다 했다. 그는 "참여정부와 차별화하려는 노력들이 인수위 과정에서도 많이 있었는데 그건 얼마 안 가서 밑천이 떨어진다"고 꼬집기도 했다.

귀향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렇다 할 큰 포부가 없어서 무얼 제일 하고 싶다는 것은 없다"며 "큰 일을 하고 싶단 생각보다 같이 일하던 사람이 보고 싶기도 하고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듯해서 그런 사람들과 시간 보내는 일이 가장 바쁜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소통의 길이 열려 있는 게 필요한 거 같아서 홈페이지는 열어두기로 했다"며 "지금 홈페이지는 옛날 자료만 잔뜩 있고 얘기 광장이 마련돼 있지 않은데 다듬어서 사람들 얘기를 홈페이지를 통해 듣고, 하고 싶은 얘기를 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가 열려 있으면 사람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고 현재 뜨겁게 쟁점화돼 있는 얘기들을 많이 할 텐데 내가 또박또박 대답을 잘하니까 현실에 끼어드는 꼴이 될까봐 그건 피하고, 원론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급적이면 현실적으로 정치 쟁점과 부닥치지 않게 나도 주의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노 대통령은 "지난 날에 관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소통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건 그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있는 한 내가 피할 수 없는 도리"라고 일정한 정치적 역할을 예고하면서도 "그런 모임을 갖고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에는 숙소가 없고 가끔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정해놓은 건 없어서 올 일이 있으면 오는 거고 아니면 안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귀향 소감에 대해선 "집사람과 가족들이 너무 좋아해서 나 스스로도 좋았다가 다른 사람까지 좋아하는 바람에 섭섭해졌다"고 농을 던진 뒤 "실제로는 할 말 없고 그냥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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