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를 앞두고, 역사‧시민단체가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466개 역사‧시민 단체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정부의 국정화 시도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 주도의 단일한 교과서 즉 국정교과서는, 국가가 필요 이상의 강력한 통제권과 감독권을 갖고 있어 헌법이 강조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된다"며 "뿐만 아니라, '폭 넓게 교과서가 채택되어 교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유엔의 역사교육 권고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획일화·정형화시키는 교과서 국정화가 다원성·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학사 교과서 파동 당시 새누리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이 '국정제는 하나의 관점만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맞지 않다'며 국정 교과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점을 들어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국정 교과서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바로 박근혜 아버지인 박정희의 유신 정권인 1974년이었다. 5.16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박근혜가 역사 쿠데타를 선포하는 날"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근조를 표할 수밖에 없다"며 "이땅의 민주주의를 참살하는 이 현실에서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힘으로 막아내겠다는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전날 긴급 촛불집회를 연 뒤 밤샘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 대학생들도 이날 회견에 참가했다. '청년독립군' 소속 성희연 이화여대 학생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데도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어 이에 분노하는 대학생들이 뭐라도 해야겠다고 해서 긴급 촛불집회를 마련했다"며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모든 순서가 끝난 뒤 "각계각층의 선언을 모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6만 8428명의 성명서와 서명자 명단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오후 6시에는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저지 긴급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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