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 제기에 대해 "정치적 음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등 보수 진영의 집요한 되풀이 공세를 강하게 받아친 것. 박주신 씨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사진을 바꿔치기 해 부정하게 현역 판정을 피했다는 보수진영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조차 이날자 지면에서 칼럼을 통해 "요즘 시대에 이게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고개를 젓고 있다.
박 시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이 "과거 세브란스병원의 검사를 믿지 못한다는 의사도 있다"며 "다시 한 번 사진을 찍(게 하)고 시정에 전념하면 어떠냐"고 묻자 "국가 기관에서 6번이나 밝힌 사안"이라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음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병무청장도 얼마 전 국정감사장에서 '문제 없다' 말씀하신 사안"이라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국가기관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서도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재차 "본인만 옳다고 하면 의혹이 증폭된다"고 공세를 펴자 박 시장은 "계속 문제 제기를 하니 일부에서는 '박원순 죽이기'라고 한다"고 맞섰다.
한편 이날 <조선일보>는 박주신 씨에 대한 병역 비리 의혹 제기가 무리하다는 취지의 자사 의료전문기자 칼럼을 사설 바로 옆자리인 35면 탑(머리 부분)에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일보 칼럼 바로보기) 신문은 칼럼에서 "의혹의 핵심은 박주신 씨가 허리 디스크로 공익 근무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병무청에 낸 MRI가 다른 사람 것으로 바꿔치기됐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여러 분야, 여러 명이 관여한 바꿔치기와 은폐가 사회학적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도모되고 오랜 기간 지속되지는 않는다"고 박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반박했다.
신문은 "'바꿔치기' 시나리오대로라면 소속 병원의 다른 방사선사와 의료영상 전산시스템 전문가, 수 년째 디스크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바꿔치기 모델, 병역 비리 브로커 등이 지금까지 줄잡아 열 명 가까이 개입했고,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라며 "요즘 시대에 이게 가능하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신문은 병역 비리 의혹 "영상의학과·신경외과 교수가 포함된 공개 검증단을 속일 정도로 MRI 바꿔치기가 가능하냐"라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바꿔치기' 가설의 무리함을 설명했다.
"박주신 씨 측이 바꿔치기 모델을 다시 섭외해서 세브란스병원에 데리고 오고, 방사선사 몇 명과 미리 짜고, 연습도 했다는 설정이다. 박 씨는 그날 새벽 경기도 M병원에서도 MRI를 찍었다. 아마도 박 시장 측이 공개 검증에 앞서 혹시나 해서 찍어 봤지 싶다. 그 사진도 세브란스병원과 같다. 박 씨는 공개 검증 후 2년가량이 지난 2013년 말 허리가 여전히 아프다며 다시 M병원을 찾았다. 그때 또 MRI를 찍었는데 소견은 공개 검증과 같았다. MRI는 촬영 때마다 기계 장비 고유 번호가 자동으로 찍히는데, 세 병원에서 매번 전산 작업으로 고유 번호를 조작했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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