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가 9월 30일 폭스바겐 그룹이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리콜과 벌금 등 사태 수습 비용 등으로 우리 돈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일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빌트>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는 들쭉날쭉하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립은행은 폭스바겐의 지불할 총비용을 최대 470억 유로(약 62조 원)로 추산했다. 미국에서만 벌금으로 160억 유로(약 21조 원), 리콜 비용으로 수십조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물어야할 벌금까지 합하면, 폭스바겐이 지불할 벌금은 훨씬 늘어날 수 있다. <빌트>는 "전문가들은 벌금이 최대 650억 달러(약 76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베르기슈 글라트바흐 응용과학대학 자동차경영연구소의 슈테판 브라첼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벌금과 리콜 비용 이외에 추가적인 비용을 초래할 몇 가지 항목이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한국 등에서 집단 소송이 제기될 것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주가 폭락에 따른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스페인은 폭스바겐을 상대로 정부 보조금 반환을 요구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기업 이미지가 타격을 입어 판매 감소가 불가피 할 것이다. 이에 따른 손실이 얼마나 될지는 수량화하기 어렵다.
이렇게 폭스바겐이 감당해야 할 총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빌트>는 "폭스바겐 주주들은 시장 조작을 위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 4년간 유지해도 벌금으로 날릴 판"
영국 런던 소재 리서치업체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아른드 엘링호스트는 "20조~30조 원 정도면 폭스바겐 그룹이 감당할 수 있을 수준이지만, 투자자들이 제기할 불확실성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우리 돈으로 16조 원 정도다.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4년간 유지한다고 해도 모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의 수습비용으로 쏟아부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폭스바겐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1100만 대의 차량을 리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최대 12만여 대에 대해 리콜이 이뤄질 전망이다.수입차 배출가스 관련 리콜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는 리콜로 수습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제거해도 실험실을 통과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연비나 성능에 이상이 없도록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리콜조치로 더 많은 연료가 소비되고 연비나 성능이 줄어들면 다시 연비 과장과 허위 광고 등의 문제로 대규모 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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