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의 새로운 브랜드 사업이 될 '청년배당제'를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19~24세 청년이면 누구나 연 100만 원을 전통시장 쿠폰으로 주는 기본소득 개념의 이 제도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세운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월 20만 원(연 240만 원)' 공약이 원조 격이라는 것.
이 시장은 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됐다고 보기 때문에 '청년배당제'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이라며 "그런데 기본소득은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원래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전 국민에게, 기여와 소득에 관계 없이 다 지급하겠다고 했지 않느냐"며 "그게 더 큰 기본소득 개념"이라고 짚었다. 이 시장은 "(대선 후) 재정상 문제 때문에 (65세 이상의) 70%만 주는 건데, 청년배당은 사실 두 번째"라며 "박 대통령이 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제가 하니까 '좌파', '포퓰리즘' 얘기가 나오는 거다. 이중 잣대가 이 사회의 제일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줄 필요가 없다'는 반론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기본적으로는 소득과 기여에 관계없이 다 지급하려고 한다. 다 사회구성원이니까"라며 "그게 기본소득의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자들은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만큼 수혜를 똑같이 받을 자격도 사실 있다"며 "재벌 아들, 이런 식의 극단적 예외를 상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가 1%만 잘 사는 사회이고 국민의 99%는 다 똑같이 어려운 사람들인데, 그 1%를 (제외하기) 위해서 99%를 분리해낼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선거에서 인기 끌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저는 선거가 무지하게 오래 남았다. 선거 끝난 지 1년밖에 안 됐다"면서 "만약에 표를 얻는다고 하면, 노인 분들한테 일자리 만들어주는 데 돈 쓰는 게 훨씬 낫다. 심하게 얘기해서 청년들은 투표 안 하잖느냐"고 했다. "표를 사기 위한 포퓰리즘이라면 청년보다는 노인들한테 똑같은 돈 투자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
이 시장은 청년배당 제도의 취지에 대해 "정확하게 연간 100만 원을 분기별로 25만 원씩 나눠서 지급해주려 한다"며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청년에게 지원하는 것, 또 하나는 (청년배당 해당 금액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 요즘 어려운 지역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지급 대상이 되는 성남시의 청년 인구는 6~7만 명 정도로, 예상 재정 소요액은 600억 정도이며 이는 65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액(1150억) 가운데 성남시 부담분(500억)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재원 대책에 대해서는 "세금을 더 걷는 것도 아니고, 중앙정부 지원을 받을 것도 아니"라며 "시에 있는 기존 예산을 아끼고 재조정해서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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