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노동 시장 개편 관련 노사정위원회 합의에 대해 "마침내 대타협이 이뤄졌다"고 추켜세우는 한편, 이번 정기 국회 기간 내 관련 입법을 마쳐 달라고 국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오랜 진통 끝에 마침내 노사정 대타협이 이루어졌다"며 "시대적 소명에 부응해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 노사 지도자들, 특히 한국노총 지도부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노동자 여러분의 고뇌에 찬 결단이 결코 희생을 강요하고 쉬운 해고를 강제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이주 노동자', '해외 건설 노동자' 등 앞에 수식어가 붙지 않은 '노동자'라는 단어를 말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도 '외국인 노동자'라는 단어가 2차례 나온 것 외에는 모두 '근로자'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 노사정 합의에 대해 박 대통령은 "1998년 외환 위기 당시에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 협약 이후 17년 만에 성사가 된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노동자 여러분의 이번 결단으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경기가 활성화돼 그 성과를 다시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타협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 저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들과 사회 지도층, 그리고 각계 여러분이 앞장서서 서로 나누면서 청년 고용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며 "청년 고용을 위한 재원 마련에 저부터 단초 역할을 하고자 한다. 국무위원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셔서 서로 고통을 나누고 분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청년 일자리 펀드' 구상을 밝혔다.
그는 "노사도 대타헙의 정신을 살려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달라"며 "기업도 임금 피크제로 절감된 인건비를 반드시 청년 채용에 활용해야 할 것이며, 여기에 그치지 말고 신규 투자와 추가 고용을 통해서 '노동 개혁'이 실질적으로 일자리와 경제활성화에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정위 합의의 성과와 관련 "합의 정신을 잘 살려나가면 우리나라는 당면한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격차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이 경제사회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21세기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기국회 내로 후속 입법 처리하라"
노사정위 합의가 공식 의결된 이날, 박 대통령은 바로 후속 조치를 압박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합의 사항이 신속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노사정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는 노사정 합의 내용을 토대로 필요한 입법과 행정 조치를 서둘러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 '개혁' 관련 5대 입법이 정기국회 내에 통과돼서, 노동 시장의 유연성과 안전성이 높아져 청년 일자리가 조금 더 빨리 생겨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법안 통과 시점까지 밝혀 가며 국회를 압박했다. 그는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상생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에서의 조속한 법률 통과가 필요하다"며 "당을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노동 개혁 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상생의 시대를 만드는 데 동참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야당의 동조를 촉구했다.
그는 "지금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라며 "각 부처는 이번 정기국회 기간 중에 경제 활성화, 4대 구조 개혁, 핵심 개혁 과제 같은 중점 추진 정책과 관련된 법안 처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다"고 정부 부처들도 다잡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숙원 법안'이지만 야당과 시민 사회로부터 의료 영리화 우려 등의 이유로 반대가 제기되고 있는 법률안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집요하게 국회 통과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번 중국 방문 때 중국 측과 보건의료, 문화 컨텐츠 등 고부가 가치 신산업 분야 협력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며 "이들 산업의 육성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등이 통과되어야 하는 만큼, 이들 법안들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8일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 합의 결과에 따라 오늘 북한에 이산가족 250명의 생사 확인 의뢰서를 보낼 예정"이라며 "100명만 상봉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겠지만, 이산가족 일부라도 혈육 상봉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의미를 기렸다. 그는 "하지만 연간 한두 차례 이뤄지는 생사 확인과 상봉 행사만으로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며 "남과 북이 반드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하겠다. 적십자 본회담을 갖고 이산가족 전원의 전면적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정례적인 만남과 고향 방문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은 지혜를 모으고 정성을 다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