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장에 기용된 유우익 서울대 교수가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와 관련해 "소신을 버리고 권력 앞에 줄을 섰다"는 일부 학계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유 내정자는 1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운하 사업이 환경파괴적이라고 단정짓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앞서 대통령실장 공식발표 회견에서 충분하게 진행하지 못한 일문일답을 진행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대운하는 환경 살리는 사업이다"
유 내정자가 '생태'를 강조해 온 자신의 학문적 소신과 달리 적극적인 '대운하 전도사'로 나섰다는 사실은 이날 <프레시안>의 보도에 의해 쟁점으로 부각됐다. (관련기사 : 대통령실장 유우익…'화려한' 또는 '추악한' 변신?)
유 내정자는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지역의 개발은 환경의 파괴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또 가능하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논문을 썼었다"면서 "제가 쓴 논문과 운하사업을 추진하는 일 사이에 모순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은 운하사업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내정자는 "이 점에 대해서는 밤새도록 토론할 수도 있다"면서 "저는 운하사업이 환경을 최소로 파괴하는, 또 경우에 따라선 살려내는 사업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유 내정자는 "물류에 국한해서 이야기하면 앞으로 10년 내에 물류 유통량은 두 배로 늘어난다"면서 "이 양을 감당하기엔 현재의 교통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고, 철도나 고속도로 또는 수로를 더 개설하지 않고는 물류요구를 감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경을 덜 파괴하는 것은 여러 연구에 의하면 자연이 만든 길인 수로"라면서 "인간이 만든 도로나 철도에 비해 (운하가) 훨씬 더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지 소모량이냐 배기가스 배출량에 있어서도 수로는 월등히 환경친화적"이라면서 "따라서 불가피하게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환경을 덜 파괴하고, 자연을 그대로 쓰는 자연친화적인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 내정자는 "이런 논지에서 운하사업이 환경파괴적이라고 단정짓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과거의 주장과는) 모순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장은 운하사업을 추진하는 주무부서는 아니지만 많은 전문가와 국민들의 참여 속에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이고 안전한, 그런 운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과 절차를 도와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권부라는 인상을 지웠으면 한다"
한편 유 내정자는 "일은 기본적으로 내각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청와대가 권부(權府)라는 인상은 지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컨트롤타워'니 이런 개념은 적절치 않다"면서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절제된 처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은 하루에 두 번 씩이나 기자회견을 하게 됐는데, 앞으로 대통령실장은 말을 많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말은 주로 대통령과 대변인이 하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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