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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원, 국민 한쪽이라도 불신임하면 사퇴"

비주류 '조기 전당대회론'에 맞수…13-15일 재신임 투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원과 국민에게 각각 재신임을 묻고, 어느 한쪽에서라도 불신임이 결정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를 두고, 일부 비주류에서 문 대표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론을 주장하는 등 당 내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가 이어지자 다시 맞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 방식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전 당원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실시하고, 두 방법 중 어느 한쪽에서라도 불신임을 받으면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투표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실시하고, 그 결과는 16일 당 내 혁신위원회의 최종 혁신안 통과 여부가 결정되는 중앙위원회가 끝난 직후 공표하기로 했다.

국민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신기남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 여론조사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으로는 설훈, 김관영, 전정희, 진성준 의원이 선임됐으며, 위원회는 구체적인 여론조사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 당 대표실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로써 문 대표의 재신임을 둘러싸고 세 가지 조건이 남게 됐다. 첫째, 16일 중앙위원회에서 혁신안 통과 여부, 둘째, 국민 여론조사 결과, 셋째, 당원 투표 결과다. 현재 당 대표의 재신임 방식과 관련한 당헌·당규는 없다.

문 대표는 지난 9일 최초로 재신임 기자회견을 할 당시에는 '국민 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투표 50%'를 반영하는 방안을 언급했으나, 비주류 반발을 고려해 당원과 국민 모두에게 각각 별도의 재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이번 재신임 방식에 대해 "지금 논란 중에 '문 대표가 국민에게 지지를 받고 당원에게 지지받지 못한다면, 이 자체로도 불신임인 상황'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여전히 당내 분란이 남아 있고, 전체 통합이 아니게 되니 대표가 재신임 투표에서 당원들까지 포괄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전당대회 당시 문 대표는 경쟁 상대였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비(非)당원 여론조사에서는 이기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졌다. 대의원 투표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의 득표율이 각각 45.05% 대 42.66%였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39.98% 대 45.76%,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43.29% 대 44.41%, 비당원 여론조사에서는 58.05% 대 29.45%였다.

비주류 '조기 전당대회'론에 '당원·국민 재신임'으로 응수

재신임 방식이 발표되기 전날까지 당 내 비주류 일부는 문 대표가 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자고 주장함으로써, 당내 갈등은 증폭되는 모양새였다.

비주류 수장 격인 박지원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으니 전당대회에서 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전날 국정감사 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의 뜻을 묻는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게 좋겠다. 조기 전당대회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유승희 최고위원도 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단,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전날 <뉴스1>과 한 인터뷰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요구"라며 "문 대표 스스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했으니 본인에게 맡겨두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범주류 수장 격이지만 최근 문 대표와 각을 세운 정세균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전당대회나 (재)신임 투표가 아니라, 정치력을 발휘해 현안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문 대표의 재신임 안과 일부 비주류의 전당대회 안 모두에 반대했다.

전당대회 방식이 아니라 전 당원 ARS 방식을 택한 배경에 대해 김성수 대변인은 "전당대회를 하려면 최고위원도 다 새로 뽑아야 하고, 선거 운동 기간도 둬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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