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 수행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광역시를 방문해 지방자치단체 업무보고를 받았다. 다른 지자체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다른 지자체도 업무보고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예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서, 필요에 의해서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라며 "일자리와 관련해서 (대구에서) 토론도 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대구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사는 지난 8월 21일 예정돼 있긴 했었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인해 대구 방문이 연기가 되긴 했지만, 오히려 현 시점의 대구 방문은 박 대통령에게 더 큰 정치적 이득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이끌어내고, 방중 외교를 끝마친 후 지지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나온 행보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 '선물'도 들고 갔다. 그는 "대구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규제개혁 순위가 2위라고 들었다. 권영진 시장님을 중심으로 공무원과 시민들이 모두 힘을 모아서 이러한 혁신의 힘을 보다 크게 살려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규제 개혁과 관련해 대구에 특별히 신경을 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대구는 과거 우리 경제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다. 우리가 다시 한 번 대도약을 향해 가는 길에도 대구의 선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구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대구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당부'하는 듯한 모양새지만, 대통령의 발언의 무게가 남다른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여러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대구시에서도 섬유 산업에 문화콘텐츠를 접목하는 특화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전통산업 첨단화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성장산업 육성에도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는 지방의 창의성과 역동성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께서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지역발전 정책을 발굴해 주시고 중앙정부와 칸막이 없는 협업으로 이것을 실현시켜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업무보고가 대구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대구발전 정책을 구체화 하는 생산적인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이어진 '대구 시민과의 오찬'에서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화답'이 있었다. 권 시장은 "대통령님께서 창조경제라는 엔진, 지역 사랑이라는 날개를 달아주셨다. 우리가 왜 성공 못하겠나. 꼭 성공으로 보답 드리겠다"며 "한번 대구를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대통령님께서도 정말 대한민국의 재도약 이루시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그리고 고향에 편안히 다시 돌아오실 때까지 우리는 대통령님을 지키고, 또 대통령님께서 제시하는 과업을 선제적으로, 선도적으로 수행하는 그런 우리 대구 시민 여러분 되시기 바라면서 그 다짐을 담아서 우리 대통령님 힘내시라고 박수 한번 보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가 끝난 후 권 시장은 "우리 다 같이 한 번 할까요.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대구 서문 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만두, 꽈배기 등 주전부리, 3만8000원 상당의 신발, 5만 원 상당의 계량한복 등을 샀다. 계산은 박 대통령이 직접 현금, 혹은 온누리상품권으로 계산했다.
박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추석에 대목이 되실 것 같다"는 등 덕담을 건넸고, 상인들은 박 대통령이 시장을 빠져나갈 때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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