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문제가 로마 교황청까지 퍼질 전망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7일, 인천성모병원의 비정상적인 경영 문제와 노조탄압을 바티칸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알리고자 이탈리아로 출국한다. 문제가 되는 인천성모병원은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출국에 앞서 천주교 인천교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의 총본산인 바티칸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무분별한 돈벌이 경영, 노조탄압과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인천성모병원과 천주교 인천교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국제성모병원 허위환자 진료비 부당청구로부터 시작된 국제성모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병원 측은 물론 병원을 운영하는 천주교 인천교구, 교황청을 대신하는 주한 바티칸 대사관은 이 사태에 대해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국제노동단체와 이탈리아 노동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교황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바티칸 교황청 인사와의 면담 일정이 잡혀 있으며, 교황청의 해법이 나올 때까지 로마에 머물 예정이다.
"한국 교회 망신주기가 아니다"
그간 보건의료노조와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 지부장은 8월부터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병원의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경영 실태를 규탄했다. 인천성모병원은 환자유치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전 직원 동원이 이뤄졌다는 것.
보건의료노조 인천본부가 공개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인천성모병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환자유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미달했을 경우 직원 모니터에 적색신호를 보내는 등 수년째 조직적 환자 유치행위를 진행해왔다. 특히 인천의 한 지역에서는 환자 유치를 목적으로 직원들이 부녀회 및 주민자치회와 접촉해 병원을 홍보하는 활동을 전개해왔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탄압 및 집단 괴롭힘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병원 측이 노조 조합원들의 사진과 명단을 배포하고 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언어폭력과 노조활동 방해 등 집단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급기야 홍명옥 지부장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 앞에서 인천성모병원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병원 측과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이들이 교황청에서 나서달라며 촉구하고 나선 이유다.
이들은 "원정투쟁은 단순 보여주기식 시위와 한국 교회 망신주기가 아닌 프란시스코 교황과 교황청 주요 인사와의 실질적인 면담을 성사시켜 우리의 요구와 자료를 정식으로 전달하고 실질적으로 인천성모병원 문제 해결의 주요한 계기점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며 "인천 교구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스스로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더욱 장기화되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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