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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역시 정부조직개편 협상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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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역시 정부조직개편 협상카드?

인수위-한나라당, '협상론' 대두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싸고 타협 기류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원안통과'를 강조하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협상 가능"이야기가 들리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도 물밑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의 지렛대는 역시 통일부다.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통일부를 존속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고 신당도 통일부를 제외한 다른 부처 통폐합에 싣는 무게는 떨어지는 편이다. 인수위가 내부 격론 끝에 통일부 폐지를 결정했을 때부터 '협상카드론'이 제기된 바 있다.
  
  인수위와 한나라당의 현실적 고민
  
  
정부조직개편안을 주도한 박재완 인수위 정부개혁·규제혁신 TF팀장이 먼저 물꼬를 텄다. 박 팀장은 2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통일부와 여성부 존속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수위는 원안을 '권고 답안'으로 낸 것이고, 당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쪽을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원내대표단이 협상 과정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관을 데리고 일하면 된다', '원안에서 수정은 없다'는 식의 강경한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
  
  이같은 기류변화에는 현실적 고민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오는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더라도 실제 법안 처리는 6월이나 돼야 가능하다. 국정파행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아직까지는 원내 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을 무작정 밀어붙였다가는 총리 지명자와 각료 후보들의 인사청문회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건은 '어느 선'에서 의견을 절충하느냐는 것인데 인수위와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통일부 존속'을 협상카드로 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준표 의원은 28일 "'(우리가) 통일을 염원하지 않는 세력이 아니냐'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통일부를 지금 현상대로 존치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원조보수' 김용갑 의원도 29일 "통일부 존속은 인간의 얼굴을 한 실용주의"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인 박희태 의원 역시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 당만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있으니까 여러 논의 과정에서 약간의 손질이 있지 않겠나"라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신당, 통일부와 기타 부처 분리대응?
  
  
여권도 한나라당의 이같은 기류에 조응하는 분위기다. 협상파트너인 대통합민주신당의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통일부 폐지는 분단국으로서 정치적 상징성으로 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나 철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의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재검토돼야 한다"며 반대의 수위를 낮췄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측에 "서로 열린 자세로 지혜를 모아 보자"며 "그렇게 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여야가 합의 처리함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모든 국민의 축복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상반된 의견도 여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손학규 신당 대표를 만난 김 전 대통령은 "통일부를 없애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냐"며 통일부 존속을 강조했을 뿐 다른 부처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반면 노 대통령은 전날 여권에 대해 "통일부와 여성부 존치를 주장하고 있을 뿐, 다른 부분은 대체로 '는 인수위원회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부분적 기능 조정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총선까지 '노무현 심판론'으로 휩쓸려갈까 고심하는 신당이 둘 중 어느 의견을 따를지는 자명하다. 신당과 한나라당이 조직개편안을 합의 처리할 경우 노 대통령이 거부권도 사실상 무력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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