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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띄운 심상정…'종북주의 청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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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띄운 심상정…'종북주의 청산' 본격화

'일심회' 제명·북핵관련공약 폐기…공은 '자주파'로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 이른바 '일심회'관련자들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당 안팎 진보진영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미군철수 완료시점에 북핵무기 폐기 완료' 대선공약도 즉각 폐기키로 했다.

26일 비대위 워크샵에서 정해진 이같은 내용은 다음 달 3일 민노당 임시당대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민노당 신당파가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깃발을 세운 날 결정된 이같은 '종북주의 색깔빼기' 방안은 심상정 대표의 승부수로 평가된다.

당대회에서 이같은 방안이 무리 없이 통과될 경우 신당파는 큰 힘을 받기 어렵고 심 대표는 자주파, 평등파를 뛰어넘는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당내 다수세력인 자주파가 이같은 방안을 거부할 경우 심상정 체제는 사실상 종결되는 것으로 상황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당내 평등파도 신당파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다 걸었다"면서 "비대위의 방안이 거부될 경우 심상정 체제에 대한 비토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자주파로 넘어간 셈이다.

"편향된 친북행위는 당헌당규와 강령 위반"
▲ 지난 달 태안 방제작업에 참가했던 심상정 대표, 승부수가 성공할까?ⓒ심상정의원실


민노당 비대위는 전날 워크샵에서 임시 당 대회에 상정할 △제2창당을 위한 평가와 혁신안 승인의 건 △18대 총선 방침 및 비례대표후보 선출안 △2007년 결산 및 감사보고 승인의 건 △당 재정위기 대책 및 상반기 예산승인의 건 등을 정했다.

이중 '제2창당을 위한 평가와 혁신안 승인의 건'에는 논란의 불씨가 된 '종북주의', '패권주의'문제가 포함됐다.

민노당 손낙구 대변인은 "그동안 친북정당 이미지를 누적시키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이른바 '일심회' 사건 관련자들의 행위와 '북핵 자위론' 발언 등 편향적 친북행위에 대해 당헌당규와 강령을 위반한 행위로 명확하게 규정했다"고 말했다.

이 안건은 최기영, 이정훈 등 일심회 연루자들을 "당의 내부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외부세력에 의해 지도받아 당내 활동을 전개해 당 강령과 당헌당규를 위반한 해당행위를 한 것"으로 규정하며 제명키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2006년 10월 북핵사태 당시 이용대 당 정책의장의 '북핵자위론' 발언에 대해서는 "전쟁과 핵을 반대하는 평화정당의 정신을 담은 당 강령을 위배한 행위로 규정"했다.

또한 '미군철수시 북핵폐기' 대선 공약에 대해선 비대위 관계자는 "당론과 배치되는 공약"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장전입과 집단 주소 이전 등 일부 자주파의 행위에 대해서는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한 일부 정파의 패권주의 행태"로 규정했다.

사실상 당선가능권 모두 전략공천

관심을 모았던 비례대표 선출과 관련해서는 "비례대표 후보 중 1번에서 8번, 19번과 20번 등 10명의 전략추천명부를 작성하고 이를 당원 찬반투표에 붙여 확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민노당은 비대위 내 별도기구로 비례대표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전략명부를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당명부 득표율이 13,1%에 달했던 지난 2004년 비례대표 당선자가 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선 가능권이 모두 전략명부로 채워지는 셈이다.

민노당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인 재정문제도 이번에 실상을 드러냈다. 비대위 재정실태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민노당 재정적자는 2007년말 기준으로 '48억 원+a'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2006년 말 4억 원 적자 규모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재정실태조사위는 "총무실에서 지난 22일 제출한 결산서를 중심으로 중앙당의 자산과 부채 현황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라며 "해당 금액에 대한 실증 작업은 거치지 않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재정실태조사위원회는 또 "현재 재직 중인 상근자 퇴직시 반드시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 예상액도 부채에는 누락돼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결국 재정적자 책임소재 가리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주파' 어떻게 대응할까?

심상정 체제의 이같은 '개혁 드라이브'가 다음 달 3일 당대회에서 통과될지는 아직 장담키 힘들다.

'북핵 자위론' 발언의 당사자인 이용대 전 정책위의장은 이날 다른 언론과 통화에서 "당내 중심을 세우고 의견을 모아야 할 비대위가 의견이 양분된 사안에 대해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한 일로 우려가 된다. 이번 결정도 지나친 처사"이라고 비판한 뒤 "당대회 자체가 상당히 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온건 자주파로 분류되는 전임 최고위원 한 사람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통과된 내용을 꼼꼼히 봐야만 뭐라고 말할 수 있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자주파 전체의 의견이 수렴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걸릴 전망이다. 이들은 '심상정 비대위' 수용을 두고서도 심각한 내홍을 겪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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