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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약탈적 자본' 희생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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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약탈적 자본' 희생양되나

[비즈니스 프리즘]영국 본사 '비상금' 조달용 매물로 전락

영국의 테스코 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한 국내 2위의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직원과 입점상인들이 '약탈적 금융자본주의'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했다. 테스코 측은 본사의 부실이 심해지면서 '가장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라는 홈플러스를 매각해 7조 원대의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업계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규제와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패턴의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 정도의 자금을 들여 인수에 나설 자본은 투기자본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이 24일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국내 최대 사모투자전문회사(PE)인 MBK파트너스, 아시아투자전문회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미국계 칼라일그룹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이 3곳은 예비입찰 과정에서 테스코 측이 제시한 '6조7000억 원'이라는 최저매각기준가격(MRP)을 충족시켜 본입찰 자격을 따냈기 때문에 본입찰 인수가격으로 7조 원을 넘게 써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기록이라는 지난 2007년 LG카드 매각가(6조 7000억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사모펀드 성격상 7조 원이 넘는 가격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면, 수익을 최대한 올리기 위한 가혹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보유한 부동산을 이미 처분하고 지난해 처음으로 3544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영업상황도 좋지 않아 기업가치가 실제로는 4조 원대에 불과하다는 시장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본입찰에서 사모펀드들이 제시한 가격이 7조 원이 안돼 유찰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테스코 측이 분산 매각 방식의 재입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어떤 방식이 되든 홈플러스의 직원과 입점상인 등 10만 명이 넘는 이해관계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홈플러스 투기자본 매각반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의 이정희 상황실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냉혹한 금융자본주의 논리만 앞세워, 그동안 연간 8조5000억 원대의 매출과 수천 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려온 홈플러스의 구성원들의 고용과 계약유지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없는 방식의 매각 과정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상황실장은 "월마트가 국내에서 철수할 때 고용승계 등을 조건으로 매각한 사례와 비교해도 홈플러스의 매각 진행 과정은 투기적 자본의 논리만 앞세우고 있다 "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이 MBK에 1조 원의 재무투자자로서 참여하겠다고 투자약정서를 써주었다는 소식도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이정희 상황실장은 "국민의 돈으로 만들어진 기금을 투자하는데, 최소한의 윤리적 투자기준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국민연금이 왜 이렇게 논란이 큰 사모펀드 투자에 끼어드는 결정을 했는지 그 과정과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은 늦어도 내달 초에는 우선협상자를 선정해 올해 안에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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