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다국적 유통업체 테스코가 한국과 본국에서 기업윤리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게 됐다.
국내에서는 테스코가 100% 지분을 소유한 홈플러스는 회사 차원에서 경품행사를 빙자해 고객 개인정보를 수집해 장사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이승한 전 회장과 도성환 사장이 출국 금지 조치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테스코 본사는 엄청난 분식회계로 영업이익을 부풀리다가 내부고발에 의해 폭로되는 바람에 주가 폭락 등 망신창이가 되고 있다.
테스코 주가는 22일 런던 증시에서 12%나 폭락한 203파운드로 11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에서 20억 파운드(3조 4158억원)가 하룻만에 증발했다.
취임 3주 밖에 안된 데이브 루이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19일 분식회계 비리를 인지했다면서, 4명의 고위 임원에 정직 처분을 내리고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지만, 테스코의 앞날이 밝지 않다.
이미 테스코는 알디, 리들 등 다른 유통업체들과 경쟁에서 밀려 전임 최고경영자 필립 클라크가 지난 7월 물러났는데, 신임 루이스 최고경영자가 분식회계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새로 도약할 호재로 삼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판매장려금 조작 등으로 분식회계 일삼아
분식회계 방법도 충격적이다. 납품업자들에게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상반기에만 2억5000만 파운드(약 4270억 원) 정도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테스코가 예전에도 납품업자가 제공하는 리베이트나 판매 장려금 등을 조작해 이익을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테스코가 분식회계까지 동원한 배경으로는 수익, 주가, 이윤 면에서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올해 영업이익도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23일 테스코는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1억 파운드로 발표했지만, 과대 추정된 금액을 뺀 실제 테스코 상반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22%가 줄어든 8억5000만 파운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6억 파운드였다는 점에서 1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가디언>은 "앞으로 테스코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테스코의 현재 신용등급은 투자가능 등급 중 최하위 바로 전단계인 BBB이며, 추가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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