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19일 대한항공이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든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날 발표한 데 대해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 신호탄이며 문체부와 특정 재벌의 유착"이라고 비판했다. 겉으로 대한항공이 호텔 건립을 포기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인 유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체부는 대한항공이 호텔 추진을 중단한 것처럼 브리핑했지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호텔만 빠졌고 나중에 건립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볼 것'이라고 했다"면서 "여전히 호텔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문체부가 대한항공과 추진하겠다는 복합 문화 단지는 대한항공이 추진하던 한옥 호텔과 그 규모와 구성에서 대동소이하다"면서 "지하 3층, 지상 4층의 전통 체험 공간 등은 나중에 호텔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또 "특정 재벌이 100% 자기 부담으로 특정 시설을 짓는 것을 문체부가 '국정 2기 문화 융성 추진 계획'의 주요 사업으로 발표한 것도 문제"라면서 "이 정부가 특정 재벌에 특혜를 주지 않았고, 대한항공이 학교 앞에 호텔 건립을 확실히 포기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일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구정 2기 문화 융성의 방향과 추진 계획'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성배 대한항공 상무와 함께 "3만7000제곱미터 규모의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도심형 K-컬처밸리의 일환으로 '복합 문화 허브 공간'이 건립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호텔 사업은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풍문여자고등학교 등 3개 학교와 인접해 법적으로 호텔을 건립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호텔 건립을 불허한 서울 중부교육청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벌였다가 2012년 대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초등학교 주변 호텔 건립 반대가 죄악인가?")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학교 주변 호텔 건립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대국민 담화에서 학교 근처에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대표적인 '경제 활성화법'으로 꼽으며 국회에 조속한 통과를 압박했다. 야당은 이 법안이 '조현아 호텔 건립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전문] 朴 대통령 "노동개혁 강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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