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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인선 임박…"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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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인선 임박…"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 없네"

"글로벌 마인드, 장악력, 도덕성 다 갖춘 사람 찾기 어려워"

휴일인 2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중동' 분위기다. 이경숙 위원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위원들이 출근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26일 현판식과 함께 첫 전체회의를 개최한 이후 처음으로 '회의 없는 날'을 보냈다.

이명박 당선인 역시 전날에 이어 이날도 통의동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소망교회에서 예배를 본 후 오후에는 태릉선수촌 국가대표 선수들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관람하는 것 외에는 외부일정도 잡지 않았다.

하지만 국무총리와 신설 대통령실장 등 새정부의 핵심포스트 인선이 가까워진 탓에 '조용한 긴장감'은 오히려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현재 인수위 안팎에선 총리 후보 '4인 압축설', '5인 압축설'이 오가며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주 전 고대총장, 손병두 서강대총장,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협약 특사, 이원종 전 충북지사, 안병만 전 외대총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하지만 "당선인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도 많다.

고대 대통령에 고대 총리?

이명박 당선인 측은 여전히 '박근혜 총리 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완강한 거부 의사로 인해 이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박근혜 카드'를 접은 뒤 인수위 측은 10여명의 총리 1차 후보군 가운데 약식검증을 통과한 일부 후보들을 대상으로 본인과 친·인척의 과거 행적이나 부동산 거래를 포함한 재산형성 과정 등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전산망을 통해 납세 및 전과기록 등도 조회하게 되는 '정밀검증'을 위해 정보열람동의서를 당사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 꼽히는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협약 특사와 한승주 전 고대총장은 이 당선인이 중시하는 '글로벌 마인드'에 부합하는 인사다. 이 당선인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차기 총리는 세계 시장을 다니면서 자원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할 것"이라며 '글로벌마인드'를 차기 총리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마음에 쏙 드는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먼저 한승수 특사의 경우 김영삼 정부 시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관록있는 인물이지만 '올드보이'이미지가 강하다. 나이도 내년이면 73세가 된다.

한승주 전 총장의 경우 학자 출신이지만 김영삼 정부 시절 외무부 장관을 지냈고 미국 인맥도 강할뿐더러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30년 째 고대 교수직을 맡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곽승준 고대 경제학과 교수의 청와대 수석 입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한 전 총장까지 총리직에 앉을 경우 '고대가 다 해먹냐'는 불만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당선인은 이같은 논란은 개의치 않는 스타일이다.

'총장 총리'의 한계

숙대총장인 이경숙 인수위원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안병만 전 외대총장은 당선인이 좋아하는 '대학총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먼저 이 위원장의 경우 '인수위를 대과 없이 이끌고 있다'는 자체평가가 많다. 하지만 바깥의 반응은 그렇지만도 않다. '언론사 간부 성향 파악' 파문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고 인수위 내 당선인 측근 인사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총리직을 수행할 만한 '장악력'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전두환 국보위 입법의원과 민정당 전국구 의원 경력 역시 문제다. 인수위원장 발탁 당시에도 이재오 의원이 문제제기 했지만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의 상징성을 훼손할 우려도 있고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집중 공세가 가해질 것이 뻔하다.

손병두 총장의 경우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CEO형 총장'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지만 역시 걸림돌이 많다.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잔뼈가 굵었고 전경련 부회장으로 이름을 떨친 손 총장은 전형적 '친기업'인사다. 대통령과 호흡은 맞겠지만 상호보완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손 총장의 경우 '자신이 고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안병만 전 외대총장은 큰 흠결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또한 '총장 총리'가 역대 정권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대학총장 출신들은 부처 장악력이 떨어져 대체로 '얼굴마담'에 그쳤었다. 이명박 당선인이 역대 그 누구보다 '기가 센'편에 속한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도덕성 논란은 무조건 피하라"

이밖의 경우 관선 서울시장, 민선 충북지사를 지낸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검증된 행정력'을 무기로 총리 후보군에 들어있다. 하지만 이 전 지사는 '그야말로 무난한 인물인지라 임팩트가 약하다'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적지 않다.

또한 충북 출신인 이 전 지사의 발탁은 총선용 성격이 크나는 점이 장점이자 한계다. 이 당선인 측이 그동안 정치용 총리는 배제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배치된다.

당선인 측은 오는 28일 임시국회가 개의할 때 쯤 국회에 총리 인사청문요청서를 전달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금주 내로 어떻든 인선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구를 고르든 간에 '도덕성 논란'은 철저히 예방한다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명박 당선인이 수없는 의혹을 안고 있는 마당에 새 총리까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명박 정부'는 출범부터 큰 타격을 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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