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커크 미국무역대표부(USTR)대표 지명자가 9일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해 "현재 상태로는 수용할 수 없다"고 재협상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지만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와 상관 없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간 체결한 조약을 의회에서는 가부만 정하면 된다"고 한미FTA 비준동의안의 4월 독자 처리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 행정부의 재협상 요구 시사와 관련해 그는 "(비준안 처리) 이후에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다시 협상할 문제"라며 "한국 헌법상 국회는 조약에 대한 수정동의권 행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재협상 요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
홍 원내대표는 "야당도 한미 FTA 문제는 다수결 표결하기로 이미 1월과 2월에 약정했기 때문에 야당이 처리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대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
박진 외통위원장도 이날 4월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가운데,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외통위 간사단 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가 천정배 의원 등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결국 민주당은 고위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외통위 차원의 합의를 일축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커크 대표 내정자의 발언과 관련해 "한미 FTA를 조기비준해 미국도 신속히 비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명박 정권의 주장이 허구로 드러난 것"이라며 비준안의 신중한 처리를 주장했다.
문학진 의원은 "미국이 재협상을 반드시 요구해올 것"이라며 피해 대책 등의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선 비준을 통해 미 의회를 압박한다는 한나라당의 전략에 대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초 근시증 환자와 같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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