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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의혹' 회견 전날 <뉴스타파> 기자에게 전화"

조희연 항소심 2차 공판, 새로 드러난 사실들

서울에서 뽑힌 두 번째 진보교육감은 임기를 마칠 수 있을까.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운명을 결정짓는 법원 시계 바늘이 재깍재깍 돌아간다. 조 교육감은 1심 재판에서 5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선을 무효로 만드는 형량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상대후보였던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자 의혹을 제기한 게 발단이었다. 검찰과 법원이 고른 죄목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지난 10일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데 이어, 24일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그리고 2주 뒤인 다음 달 7일, 결심 공판이 진행된다. 선고 공판도 다음 달 안에 열릴 전망이다. 앞으로 한 달 여 안에 항소심 재판도 끝난다는 이야기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선 1심 재판 당시 다뤄지지 않았던 사실과 논점이 새로 등장했다.

"고승덕 의혹 제기 회견 하루 전, <뉴스타파> 기자에게 전화했다"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4일 오후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새로 드러난 사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시모 씨는 지난해 5월 24일 밤 박대용 <뉴스타파> 기자에게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시 씨와 박 기자는 전부터 알던 사이다.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자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의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시 씨는 최 기자와는 안면이 없었다. 그래서 최 기자와 같은 매체 소속인 박 기자에게 연락했다. 최 기자가 트위터로 제기한 의혹이 사실인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시 씨는 박 기자로부터 "99% 확실하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조희연 후보 선거운동 캠프 공보팀장이었던 손성조 씨의 지시를 받고, 시 씨가 박 기자에게 전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시 씨는 캠프 자원봉사자였다.

시 씨의 증언을 재판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조 교육감의 운명을 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1심 재판부가 조 교육감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한 이유는, 조 교육감 측이 의혹 제기에 앞서 충분한 사실 확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 씨의 증언대로라면, 조 교육감 측은 사실 확인 노력을 한 셈이다. 유죄 판결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흔들린다.

최 기자의 트위터에 고 변호사가 미국 영주권자라는 의혹이 실린 건, 지난해 5월 23일이었다. 그 다음 날인 24일, 조희연 캠프 공보팀장이 사실 확인을 위한 작업을 했다. 공보팀장은 시 씨에게 확인 지시를 했다. 시 씨는 <뉴스타파> 기자로부터 대답을 들었다. 그 내용이 다시 공보팀장에게 전달됐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인 지난해 5월 25일에야 조희연 캠프는 공식적으로 의혹 제기를 했다. 시 씨의 증언대로라면 그렇다.

여기서 의문. 시 씨는 왜 1심 재판 당시엔 이런 증언을 하지 않았을까. 시 씨는 선고 공판만 방청했을 뿐 그보다 앞서 진행된 심리 과정은 방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재판 과정에서 오간 이야기를 몰랐다는 게다. 시 씨가 최 기자의 트위터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려 했던 사실을 재판부가 알고 있는 줄 알았다는 것.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고, 시 씨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목을 파고들었다. 시 씨는 왜 최경영 기자와 직접 통화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다. 애초 시 씨의 사실 확인 작업 자체가 무성의했다는 것. 조 교육감 측이 1심 재판을 준비하면서 시 씨의 역할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던 건 그래서였다는 주장이다.

"트위터 정보도 믿을 만하다"

이날 공판에서 등장한 새로운 논점도 있다. 트위터는 미디어인가, 아닌가. 미디어라면 신뢰도가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하나. 증인으로 출석한 장덕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입장이 분명했다. "트위터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전하는 미디어"라는 게다. 흔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고 뭉뚱그려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실은 성격이 제각각이다. 예컨대 카카오톡은 '폐쇄형 SNS'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오가는 정보는 상대적으로 신뢰성이 낮다. 반면 트위터는 '개방형 SNS'다. 이 경우는 정보의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더구나 현직 기자가 자기 이름 걸고 공개적으로 운영하는 트위터라면, 신뢰성 수준은 통상적인 미디어와 다를 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트위터 정보에 바탕을 둔 의혹 제기 역시 정당성이 있다. 이게 조 교육감 측 논리다.

항소심 재판부가 이런 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곧 알게 된다. 오는 8월 7일 결심공판이 서울법원종합청사 312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공판은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 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선고기일 역시 최대한 빨리 잡히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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