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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 못나가는 올스타급 선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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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올스타전에 못나가는 올스타급 선수들은?

[베이스볼 Lab.] '非 올스타들의 올스타'를 선정합니다

별들의 전쟁. 올해의 KBO 리그 올스타전 명단이 공개됐다. 드림 올스타, 나눔 올스타로 나눠진 올스타전 팀에는 각각 24명의 선수가 선발되어 ‘사랑을 나누고 꿈을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팬들에게 사랑과 꿈을 선물할 예정이다.

올스타전은 실력순이 아닌 팬들의 투표로 12명의 선수가 뽑히게 되고, 나머지 선수들은 감독 추천 선수로 뽑히는 방식이다. 이에 팀별 안배나 포지션 배분 등으로 인해 올스타전에 나가고도 남을, 혹은 이미 뽑힌 선수들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임에도 올스타전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베이스볼 Lab.>에서는 아쉽게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비(非) 올스타들의 올스타'를 선정해봤다.

* 성적은 7월 13일까지의 기록을 반영.

포수 - 장성우(76경기 276타석 .288/.344/.424, 7홈런)

포수는 야구 포지션 중 가장 힘든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KBO 리그에서 가장 쉽게 올스타전에 나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각 팀은 투표로 뽑히는 1명의 선발 포수와 감독 추천 선수로 2명의 백업 포수를 선발하는데, 10개 팀의 주전 포수 중 절반 이상인 6명이 올스타의 영광을 누린다는 의미다.

장성우는 포수로 분류 된 선수 중, 강민호(24), 양의지(14), 이재원(8) - 모두 올스타전 승선 - 다음으로 많은 7개의 홈런을 쳤으며, 각종 타격 지표에서 대부분 포수 중에서 중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장성우의 OPS는 0.768로 올스타전 명단에 들어간 KIA의 포수 이홍구(0.749)보다도 높으며, 276타석으로 이홍구의 두 배 가까운 타석에 들어섰. kt는 드림 올스타팀이고, 기아는 나눔 올스타팀이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경기당 1.7타석에 나서는데 그친 선수도 올라간 올스타 명단에 어엿한 주전 포수로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장성우가 뽑히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이에 우리는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 포수 자리에 장성우를 선발했다.

1루수 - 박병호(83경기 372타석 .344/.435/.663, 110안타, 27홈런 76득점)

올스타전에 선발되고 않고를 떠나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이자 현 리그 최다안타, 홈런, 득점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는 가장 선정하기 쉬웠던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였다. 물론 나눔 올스타팀의 1루수로 ‘넌 어느 별에서 왔니?’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NC의 테임즈가 주전으로, 백업 1루수로는 매우 오랜만에 5할이 넘는 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의 김태균이 선정되면서 뽑힐 만한 선수들이 뽑힌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박병호는 이 정도의 성적을 기록중인 선수가 있다면, 없는 자리를 만들어서라도 넣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넥센의 염경엽 감독이 소속팀 선수에게 일부러 휴식을 주기 위해 박병호를 뺀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박병호가 올스타전 로스터에서 빠진 이유는 가정에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본인이 먼저 정중히 부탁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실제 경기를 펼치지 않는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에 뽑히는 것은 개인 사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부담 없이 이 자리에 박병호를 선정할 수 있었다.

2루수 - 오재원(71경기 286타석 .292/.362/.464, 8홈런 19도루)

오재원은 올시즌 KBO 리그 2루수의 ‘콩’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2루수 중 홈런도 2위, 도루도 2위, 타점도 2위, 타율도 2위, 장타율도 2위, OPS도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단 하나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테고리가 없다. 심지어 드림팀 올스타 투표에서도 나바로에 이어 2루수 중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한다. 특히 야구엔 가까이는 선동렬 전 감독의 ‘스포츠 세계에서 2등은 꼴찌와 똑같다고 생각한다’라는 말이 있으며, 멀리 미국에서는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탐 시버가 ‘There are only two places in the league - first place and no place. - 리그엔 두 개의 순위가 있다. 1등과 나머지’ 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2등도 여러 번 하면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전 프로게이머이자 방송인 홍진호씨는 몸소 보여주고 있다. 오재원도 마찬가지다. 비록 올스타전 명단에서는 기억되지 못하겠지만,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 명단은 오재원의 ‘콩’도 기억할 것이다.

3루수 - 박석민(72경기 304타석 .279/.388/.470, 12홈런)

올스타전은 경기의 승패보다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나 팬서비스 장면에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런 팬들이 올스타전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선수를 뽑아본다면 아마 몸개그의 달인 박석민이 1위로 뽑히지 않았을까.

박석민은 이미 7명의 올스타를 배출한 삼성에서 뛰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의 성적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잠시 2군행의 굴욕을 경험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같은 드림 올스타 소속 3루수 황재균에게 밀려 올스타전 출전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도 기대치를 어느 정도 접고 보면 나쁘지 않은, 아니 충분히 괜찮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3루수들의 타율/출루율/장타율 비율 스탯 중 가장 아름다운(?) 성적을 기록중인 kt의 마르테(.374/.431/.589621)는 부상으로 인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쉽다. 만약 마르테에게 부상이 없었더라면, 이미 올스타전 명단에 승선해있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 3루수 자리가 돌아갔을 것이다.

유격수 - 오지환(84경기 362타석 .269/.368/.417, 6홈런 15도루, 47볼넷)

올 시즌 유격수들 중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펼치면서 규정타석을 채운 유격수 중 OPS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김재호와 넥센의 김하성은 사이 좋게 올스타전 명단에 올랐다. 삼성의 김상수도 올스타전에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게 됐다.

그러나 올스타에 탈락한 오지환은 동갑내기 주전 올스타인 김상수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와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섰고, 더 많은 안타, 더 많은 홈런, 더 많은 득점, 훨씬 더 많은 볼넷을 기록중인 오지환이 김상수에게 뒤쳐지는 타격 지표는 타율과 도루, 그리고 장타율 정도다. 그나마도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 그 차이 정도는 드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것으로 충분히 메우고 남을 정도.

또 200타석 이상 타석에 들어선 유격수 중, 오지환(0.785) 다음으로 높은 OPS를 기록중인 선수는 SK의 김성현(0.615)이다.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 유격수 자리는 어차피 뽑을 선수가 한 명 밖에 없는 독재국 선거와 비슷했다.

좌익수 - 아두치(71경기 317타석 .287/.363/.520, 14홈런 16도루)
중견수 - 박해민(80경기 302타석 .302/.365/.388, 28도루)
우익수 - 브라운(75경기 314타석 .274/.389/.536, 19홈런)


원래 외야수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3명의 선수를 뽑지만, 임의로 포지션별로 한 명을 선정했다. 누가 봐도 올스타가 확실한 최형우와 김현수는 이미 올스타 로스터에 주전 선수로 포함됐고,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 좌익수 자리는 나성범과 함께 유이하게 외야수 중 2자리 수 홈런과 도루를 기록중인 롯데의 아두치에게 돌아갔다.

중견수 자리엔 삼성의 박해민을 선정했다. 소속팀 삼성이 포함된 드림팀의 올스타 백업 외야수로는 이대형이 선정됐는데, 이는 팀별 안배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정이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은 물론이고 이대형이 가장 자신 있는 도루에서도 박해민은 이대형보다 2번 더 베이스를 훔쳤으며, 4번 덜 실패했다.

SK의 브라운은 올스타전에 출장하지 못하는 선수 중 박병호 다음으로 잘 치는 타자다. 소속팀 SK는 브라운을 제외하고는 두 자리 수 홈런을 친 타자가 아무도 없는데 두 자리 수 홈런을 친 타자가 한 명에 그친 팀은 꼴찌 kt와 함께 SK가 유이하다. 그나마도 그 kt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김상현은 팀 홈런의 25%를 쳐냈지만, 브라운은 팀 홈런의 30%를 혼자 다 쳐냈다.

지명타자 - 최준석(82경기 351타석 .281/.411/.467, 14홈런 63볼넷)

금지 약물인 스테노조롤 복용만 아니었더라면 이 자리는 최진행(69경기 262타석, .301/.425/.526 13홈런)이 차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출장정지 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타자를 아무리 비공식이라지만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 명단에 포함시킬 수는 없었다.

큰 덩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홈런 개수가 많은 편이 아니라 한때는 덩치값을 못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던 최준석은 올해 홈런 부분에서도 커리어 하이 페이스를 달려가고 있다. 이제야 덩치값을 하는 것일까? 이 때문에 투수들은 최준석과의 승부를 꺼리고 있는데 볼넷 부문에서 현 KBO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2위 테임즈와의 격차는 10개로 오늘자 공격 카테고리의 누적 지표 중 2위와 가장 큰 격차를 벌리고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투수 - 밴 헤켄(18경기 108이닝 116삼진 ERA 3.92, FIP 3.22)

작년 20승을 거뒀을 때에 비해서 겉으로 봤을 땐 부진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밴 헤켄의 피칭 퍼포먼스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볼넷 %가 작년의 6.7%에서 올해 7.6%로 살짝 늘어나긴 했지만, 그만큼 삼진%도 22.6%에서 25.3%로 늘어나면서 탈삼진 부문에서 KBO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평균자책점보다 투수의 실력을 더 잘 나타내주는 것으로 알려진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 수치는 작년의 3.16과 별 차이가 없는 3.22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치이며,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양현종의 FIP에 비해 거의 1점 가까이 낮은 수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작년에 비해 겉으로 보여지는 지표는 살짝 떨어지지만, 여전히 무지막지한 삼진 개수를 자랑하면서 세부 지표는 리그 최고급인 클레이튼 커쇼가 올스타 명단에서 빠져있는데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올스타전은 팬서비스를 위한 이벤트성 경기다. 길고 긴 정규시즌 레이스 동안 딱히 쉴 기회가 없는 선수들에게 꿀 같은 휴식이 될 수 있어, 어떻게 보면 오히려 뽑히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실제 메이저리그의 명감독 중 하나인 화이티 허조그는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다음 시즌 올스타전 기간에 낚시를 가지 못 하고 올스타전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유일하게 좋지 못한 점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었다. 그러니 좋은 성적을 기록해 충분히 올스타의 자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못한 선수들은 너무 슬퍼 마시라. 비 올스타들의 올스타는 그대들을 인정하고 있으며, 적어도 올스타전 기간 동안 충분히 쉴 수는 있을 테니까.


기록출처: www.baseball-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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