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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10년 전 '사학법 투쟁' 꺼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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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10년 전 '사학법 투쟁' 꺼낸 이유?

여유로운 유승민…"배신의 정치" 발언은 누구에게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유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정책 토론회 '대학 재정회계 투명성 제고 방향과 과제'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혹시 오늘 아침 조간 신문에서 저를 보신 분들은 '저 사람이 아직 목이 붙어 있나' 하실 것"이라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유 원내대표는 "(대학 재정회계 투명성 제고) 이 중요한 주제를 보니까 딱 10년 전에 저희들이 사학법 때문에, 야당 때 추운 날 거리에서 장외투쟁하면서 명동에서 열심히 전단 돌리던 생각이 난다"고 언급했다.

유 원내대표는 "오늘이 연평해전 13주년이다. 아주 뜻깊은 날인데, 나라를 지키는 방법도 길도 여러 가지 있다고 생각하시라"고 객석을 향해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추후 의원총회에서 다시 재론될 가능성이 있지만 유 원내대표는 당분간 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말빨'이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 후 "고민하겠다"고만 했다.

생각보다 친박계의 세가 없다는 것도, 유 원내대표가 여유로운 태도를 가질 수 있는 배경이다. (☞관련기사 : "박근혜의 착각, 친박은 몰락했다")

▲2005년 10월 재보선에서 대구에 출마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모습. 당시 박 대통령은 비례대표인 유 원내대표에게 '당선 확실' 지역인 대구 동구을 지역구를 내줬다. ⓒ김무성 대표 홈페이지


유승민, 박근혜 대표와 비서실장으로 '콤비'였던 시절 상기

유 원내대표가 언급한 '사학법 장외투쟁'은 지난 2005년, 총선 참패를 막아낸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과 함께 제1야당 소속으로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에 나섰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4대 개혁 입법' 중 하나로 밀어붙였던 사학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2005년 12월 13일부터 53일간 장외투쟁을 벌였다. 당시 직전 비서실장(2005년 1월~10월까지 비서실장 역임)이었던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때 박 대통령과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했다.

유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배지를 단 후 2005년 1월, 박근혜 당시 대표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김무성 대표는 당시 사무총장으로, K·Y(김무성·유승민) 두 사람은 '박근혜 대표가 김무성-유승민이라는 '인의 장막'에 싸여있다'는 말까지 들으면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누가 뭐래도 친박 핵심이었고, 정치적 동지였다. 물론 박 대통령은 그들을 '동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2005년 10월 비서실장직을 그만두고 박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대구 동구을 보궐선거에 출마, 당선된다. '금의환향'을 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한 당사자로 유 원내대표를 지목, 사실상 선거에서 탈락시켜달라고 한 것은 그래서 충격적이다. 비례대표 유승민에게 지역구를 안겨주고 당선시켰던 게 박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이는 '배신'의 코드로 읽을 수 있으나, 뒤집어보면 박 대통령의 '무자비함'이 읽히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는 "2005년 사학법 투쟁"의 추억을 새삼스레 꺼내 들었다. 이는 오히려 박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동고동락한 나를 불명예스러운 사퇴로 내몰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유권자의 '동정 심리'를 자극, 정치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르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혔다.

이날, 국회 앞에서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 등이 요란한 집회를 열고 "배신 정치 아웃"을 목청 높여 외쳤다. 이같은 모습들은 유 원내대표를 오히려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당분간 직을 유지할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어떤 경우에도 당의 파국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감정이 쌓인 상태에서 국정을 책임지고 임기를 다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적당한 시점에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대통령은 이날 침묵을 지켰다. 친박계 역시 박 대통령의 '추가 지령'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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