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프레시안>이 보도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이 의심됐던 40대 임신부가 결국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정받았다. 이 환자는 확진 판정 직전까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병동에 머물렀을 뿐만 아니라, 입원 전에는 다른 병원까지 거친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관련 기사 : 삼성서울병원 비상…산부인과 병동도 뚫렸나?)
40대 임신부 결국 최종 확진
보건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임신부 메르스 의심 환자 이모(40) 씨에 대해 10일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 최종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임신부가 국내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신부의 메르스 감염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부 메르스 감염이 초유의 사태라 어떻게 치료를 할지를 놓고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르스는 직접적인 치료약이 없어서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를 섞어서 대증 요법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항바이러스제는 자칫 태아에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를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다른 산부인과 등 비상
이 씨는 이달 중순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로 삼성서울병원에 산부인과 병동에 조기 진통으로 장기 입원했던 환자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7일 개인 건강 문제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14번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 이 씨의 어머니, 아버지, 남편도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프레시안> 취재 결과, 이 씨의 어머니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응급실에서 산부인과 병동으로 올라와 머물렀다. 또 6월 3일 이 씨가 퇴원할 때까지 이 씨의 어머니는 보호자 자격으로 여러 차례 산부인과 병동을 드나들었다. 병원 측은 "이 때는 이 씨나 이 씨의 어머니 모두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라서 감염 위험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 씨보다 앞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씨의 어머니는 3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월 29일 14번 환자가 확진되고 나서도 이 씨나 이 씨의 어머니가 따로 추적 관찰, 격리되지 못한 것은 명백히 삼성서울병원과 방역 당국의 잘못이다.
이런 구멍 때문에 이 씨는 6월 3일 삼성서울병원을 퇴원하고 나서 7일 재입원하기 전까지 한두 군데의 다른 산부인과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현재 이 산부인과를 확인 중이다.
또 이 씨가 삼성서울병원에 7일에 재입원하고 나서도 메르스 검사 및 격리는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는 8일 어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고서, 이 씨가 요구를 해서야 검사가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이 씨가 접촉한 의료진 등을 놓고서 추적 관찰, 격리 등을 하는 등 비상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4차 감염 가능성은 없나?
이 씨의 감염 경로를 놓고서도 일각에서는 4차 감염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이 씨가 27일에 응급실에 단 30분 정도만 머물렀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씨의 어머니 등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씨가 이 씨의 어머니 등을 통해서 감염이 되었다면 이 씨의 아버지나 남편 등의 감염 경로에 대해서도 재추적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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