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활동가인 엄명환(닉네임 오렌지가 좋아·34) 씨가 10일 오후 2시 40분 세상을 떠났다.
엄 씨는 만성 신부전증으로 열두 살 때부터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을 받아왔다가 지난 5월 25일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졌다.
기초 생활 수급권자이기도 한 엄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2009년부터 반올림 자원 활동가로 나서며 삼성 직업병 문제를 카메라에 담았다. (☞관련 기사 : '삼성 집회'에 늘 있던 그 사람, 많이 아픕니다)
엄 씨가 고(故) 황유미 씨의 6주기 추모제를 찍은 사진은 삼성 직업병 문제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서 마지막 장면으로 실리기도 했다.
<또 하나의 약속>의 실제 주인공 모델인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프레시안> 기고를 통해 "오렌지가 일인 시위든, 삼성 본관 앞 집회든 사진기를 들고 나타난 덕분에 유가족들은 삼성 경비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았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삼성 본관서 유가족 지켜준 오렌지, 지켜주세요")
반올림은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엄 씨에게 하루 500만 원의 치료비가 청구되면서 치료비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반올림은 이날 "반도체·전자산업 산재 사망 노동자의 진실을 세상에 알려온 엄명환 님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빈소는 경기도 화성시 반정동 효원장례문화센터 2층 2호실에 마련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