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KIC, LA다저스 투자 심의 직원들 통화기록 요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KIC, LA다저스 투자 심의 직원들 통화기록 요구"

박원석 "안홍철 사퇴해야…발뺌하면 법적 수단 총동원"

무리한 부동산 투자와 대체투자 사업 등으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게 될 한국투자공사(KIC)가, 이번에는 직원 30여 명에게 통화기록 내역 제출을 요구해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내부 고발자'를 잡기 위한 사실상의 '사찰'이라는 지적이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27일 오전 "제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밝히며, 안홍철 KIC 사장에게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KIC가 휴대전화 통화기록 제출을 요구한 직원은 지난 2월 미국 프로야구단 로스앤젤레스(LA)다저스 투자실무위원회 예비심의에 참석했었던 30여 명이다. KIC는 국회 등에서 투자 적합성이 논란이 돼 온 LA다저스 투자에 대해, 이 직원들 중 누군가가 '내부 고발'을 하고 있다고 추측했던 것으로 보인다.

KIC가 요구한 통화기록은 무려 최근 6개월 분량이다. KIC는 지난 17일 이 직원들에게 통화기록 제출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를 요구받은 직원 전원은 회사에 통화 내역을 이메일로 제출한 후 5일 뒤인 23일 제출 내역을 돌려받았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KIC는 서면 혹은 그 외 어떤 방식으로도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IC의 이 같은 행태는 심각한 사생활 및 인권 침해임과 동시에 형법상 강요죄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제출된 통화 기록 내역이 6개월 상당에 이르는 만큼,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인간관계 등도 무분별하게 노출됐을 터다.

박 의원은 KIC를 둘러싸고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무고한 직원들이 아니라 바로 안홍철 사장"이라면서 "안 사장은 한 점의 거짓이나 숨김없이 모든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끝까지 발뺌할 경우 수사 의뢰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안홍철 KIC 사장의 지난해 말 취임식 때 모습. ⓒKIC

유승민 "내가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했지만…안홍철의 '버티기'

앞서 박 의원 등이 속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KIC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의결한 바 있다. 이 안건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도 통과되면 감사원은 KIC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게 된다.

기재위는 감사 요구서에서 "KIC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위탁한 자산(외환 보유고)을 효율적으로 운용·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투자기관인데도 안 사장 취임 이후 부동산 투자, 투자운용세칙 운영, 각종 대체투자 사업의 수익성과 리스크(위험성) 검증 등에서 문제점이 제기됐다"면서 KIC가 진행한 각종 투자의 적정성 등을 감사 요구 항목으로 제시했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LA다저스 대체투자 건은 4000억 원 이상의 원금과 수익금을 몇 년간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안 사장은 KIC 내부 심사(2월 9일)가 진행되기도 한참 전인 1월 12일 LA다저스 구단 임원진을 만나 내부 규정을 어겼고, 현지 출장에선 초호화 숙박 시설에 머물렀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안 사장의 개인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관용차량 등의 사용 내역과 해외출장비 집행 내역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2013년 말 임명 때부터 부적격 '낙하산'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2012년 대선 때는 "노무현 정권은 빨갱이"등의 발언을 소셜네트워크(SNS)에 유포했으며, 이를 이유로 야당이 안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기재위는 그간 정상적인 진행이 되지 않아 왔다.

보다 못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공식석상에서 "이 문제는 원내대표인 제가 책임지고 앞으로 처리를 할 테니 기재위 정상화를 위해 야당도 적극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공언했으나 안 사장은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KIC는 직원들의 통화기록 내역 제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는 '자발적 제출'이었다고 주장했다. "통화기록 제출은 임직원의 투자관련 비밀사항 누설 우려에 대한 복무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감사실이 실시한 적법한 감사업무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안 사장이 투자의사결정 과정 전에 LA다저스를 방문했던 것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구단주인 구겐하임 파트너스 측과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후 투자검토를 진행했다"면서 안 사장의 구단주 면담은 "거래 관계의 공정성과 평등성을 확인하고자 이루어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